살며 생각하며 2

아른다운 집짓기 14/ 돈이 효자야

커피앤레인 2005. 12. 24. 19:00

 

 

년전에 아름다운 사람들 간사로 있는 성 수자 시인이 글을 한편 써달라고 부탁을 했다.

아름다운 집은 십 수년간 걸식 노인들을 위하여 어린이 공원에서 매일 점심시간에 라면 한끼씩

대접하는 순수한 민간 봉사단체인데 산악인이며 시인인 권 경업씨가 운영자이다.

개그맨 전유성 씨도 협력대표로 봉사하는 곳인데 막상 원고 청탁을 받고 나니 노인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막막하였다.

 

다행히도 어느 젊은 목사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어 그걸 소재로 삼았는데 그 때 뽑은 제목이

돈이 효자야 ......................하는 말이었다.

미국에서 목회를 하는 그 젊은 목사는 어느 날 공원에서 쉬고있는 교포 노인에게 다가가

전도를 했더니 대뜸 하는 말이 이봐 젊은이 자네 고국에 부모님이 계신가 하더란다.

졸지에 엉뚱한 질문을 받자 내심 크게 당황한 그 젊은 목사는 짧게 네.... 하고 대답을 하자 그럼 한달에 용돈 얼마나 부쳐줘 ,,,,,,,?하고 묻더란다.

젊은 목사가 제대로 대답을 못하고 순간 우물우물 하자 그 노인네 하시는 말씀이

돈이 효자야..............효자 하시면서 혀를 끌끌 차더란다.

 

연금이며 노인복지비며 미국생활에 익숙한 그 할아버지는 어쩌면 먼 천국보다 가까운 현금이 더 유익했던가 보다.

 

건축을 하면 모든게 돈과 연관되어있다는걸 잘 알게된다.

설계니 예술이니 공학이 어떻고 미학이 어떻니 하고 떠들어도 돈이 없으면 건축은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게 현실이다보니 오죽했으면 바티칸 성당을 지으면서 중세기 카토릭교회가 면죄부라도 팔려고 했을가하고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끄득여 질 때가 있다. 

 

건축이 그림과 다른 것은 피카소나 렘브란트 한사람에 의하여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과 자재가 투입되어야 비로소 하나의 건물이 완성되는 작품이다보니 자연히 거기에 따른 자재비와 노임이 장난이 아님을 실감하게된다.

때문에 오늘날 훌륭한 건물은 거의가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인간의 땀과 눈물과 피가 썪여 있는 노동의 결정체이다.

 

비록 개인이 짓는 조그마한 주택에 치장하는 붉은 벽돌 한장을 쌓아올리는데도 벽돌 값과 쌓는 노임이 따로 드는데 온통 치장벽돌로 감은 교회나 성당에 들이는 그 돈이 얼마일까.......

치장벽돌 한장 쌓는데 5천원 이상 든다고 상상해봐라.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에 나는 새도 깃들 곳이 있지만 인자는 머리둘 곳도 없다고 한 예수 그리스도는 왜 포교하기전에 교회당이나 성당 건물부터 짓지 않았을가.....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으면서 혼자 추운 거리를 배회하다 이 시대의 메시아라는 말이 무슨 의미일까하고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