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2

아름다운 집짓기 22 / 색이 생명이다

커피앤레인 2006. 1. 7. 19:03

 

 

인류가 가장 먼저 인식한 색갈은 레드(Red) 라고 한다.

 

사람이 육안으로 볼수 있는 가시광선 중 가장 긴 파장도 레드인데 그래서 그런지 레드는 일단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기술이 탁월하다.

 

간혹 해맞이가 아니드래도

바다 한가운데서 붉은 해가 둥그렇게 떠오르는 것을 보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황홀해 한다.

굳이 간절곳이나 호미곳을 찾지 않아도 바다 한가운데서 벌겋게 달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

우리의 마음에 활기가 넘치고 기분이 좋아지는건 붉음이 주는 어떤 느낌 때문일게다.

그런데 만에 하나 정말 만에 하나 .......그 태양이 사시사철 허멀겋거나 시커멓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아마도 우리중 많은 사람은 무기력증에 시달리거나 우울증 환자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초등학교시절엔 주로 12색이나 24색을 기본적으로 다루는데  우리들의 색개념은 어른이되어도 그 기본색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선진국일수록 중간색의 폭이 엄청나게 넓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디자인에서 색이 갖는 중요성은 생명처럼 귀중한 존재이다.

 

마치 여자가 화장하는 것과 같이 색은 개개의 작품에 독특한 개릭터를 주며 자신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하기 때문에  색에 따라 작품의 가치는 그야말로 천차만별로 변한다.

흔히 공간을 꾸밀 때 천한 것과 고상한 것은 조형이나 질감이나 다른 요소들도 크게 작용하지만 최종적으로 결정을 짓는 것은 색갈이 좌우한다.

 

화이트로 꾸민 공간은 언제나 봐도 정갈하고 예쁘다.

베이지 브라운을 꾸민 공간은 온화함과 고상하고 레드는 열정적인 기분을 북돋운다.

블루는 지적이며 세련미를 더해주며 퍼플과 블랙은 궁합이 금상첨화다.

 

대체로 공간디자인에서 사용하는 색은 주로 2색에서 3색을 넘지 못한다.

너무 색이 많으면 혼란스럽고 천박해 보이기 때문이다.

2색을 쓸 때도 주색을 무슨 색을 택할것인지 포인트를 줄 보조색을 무슨색으로 할 것인지도 세심하게 고민해야한다.

 

어떤 의미에선 디자이너는 중매쟁이보다 색에 한하여는 궁합에 더 예민해야한다.

어느 색과 어느색이 궁합이 잘 맞는지 .....안 맞는지를 알아야한다.

같은 레드라도 이쁜 레드와 미운 레드를 고를 줄 아는 안목도 가져야한다.

그뿐만아니라 예쁜 색을 조합할 줄 아는 실력도 갖고 있어야한다.

칠하는 사람에게만 맡기면 결코 좋은 색을 구할수 없다.

 

가장 손쉬워 보이는 화이트도 같은 화이트가 아니다.

어떤 화이트는 차갑고 어떤 화이트는 따스하다.

차가운 화이트는 사람을 자꾸만 밀어낸다.그렇지만 따스한 화이트는 왠지 사람에게 가까이 닥아오려고 유혹을 한다.

차갑고 따스한 것은 조색할 때 빨강과 노랑과 블랙을 얼마나 거기에 섞었나에 따라 달라진다.

그건 순전히 경험에서 나온다.

때문에 디자이너는 스스로 색을 조합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않된다.

뿐만아니라 재료에 대한 이해가 탁월해야한다.

래커와 에나멜과 수성과 무늬코트와 졸라톤과 무광과 반광과 유광의 독특한 성질을 이해해야 할 뿐만아니라 헨디나 황토나 규조토 같은 특수재료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기본 12색은 실제로 하나도 버릴게 없다.

다 아름답고 고상하다.

다만 그 색이 그곳에 꼭 필요한 것이었냐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일례로 사람들은 검은색이라면 우선 칙칙한 느낌 부터 갖지만 사실 검은 색 만큼 화려한 색도 드물다.

역설적이지만 검은 색은 겨울에 제일 잘 어울리는 색인지도 모른다.

검은 드레스에 흑장미를 손에 든 목이 긴 미인을 상상해보라....

보기만 해도 즐거울거다

 

색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고상하거나 천한 것이지 색 자체가 고상하거나 천하진 않다.

때문에 대부분 싫증이 나는 집은 색을 잘못 선택했기 때문에 생 고생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샐리의 싯귀처럼 머잖아 봄이 올것이다.

그땐 자기만의 색깔있는 아름다운 집을 꾸며 따스한 커피라도 기분좋게 즐겨보자.

 

웰빙은 밖에서 오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