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2

아름다운 집짓기 25/ 어떤 영감

커피앤레인 2006. 1. 10. 17:25

 

 

쌍계사 근처에 팬션지을 땅이 있다고 동행을 해주었으면 한다고 지인으로부터 전화가왔다.

땅을 사기전에 그 곳 지형과 그에 따른 건축구상을 미리 점검해서 좋은 작품이 나올지 어떨지

사전심사격으로 부른 모양인데 정초고 딱히 바쁜일도  아직 많지 않은때라 흔쾌히 약속장소와 시간을 정하였는데 사실 이런일은 쌍수들고라도 환영할 일이다.

 

우선 지형을 미리 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

우스개소리지만 미인과 좋은 땅은 그렇게 쉽게 눈에 띄는 법이 아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미인도 결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땅도 그나름대로 흠은 있기 마련이다.

 

건축을 하거나 상업디자인을 할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하는 것은 현장이다.

 

사람도 생긴 생김새에 따라  헤어스타일이 다르고 코디가 다르듯이 땅도 건물도 생긴 생김새에 따라 주는 느낌이 다르다.

어떤 공간은  너무 꽉찬 느낌이 들어 오히려 답답한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는 너무 휑하여 서글픈 느낌을 줄때도 있다.

디자인 하는 사람은 그러한 것을 읽을줄 아는 눈매가 있어야 할 뿐만아니라 지형적 약점을 바꿀줄 아는 식견도 있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건축은 단순히  건물 하나만으로 모든걸 다 된양 생각하면 않된다.

주변 환경과 돌하나 나무하나 항아리 하나에 이르기 까지 모두가 걸맞게 서로 어우러지도록 노력하여야한다.

때문에 집은 디자이너나 집주인의 센스여하에 따라 멋잇고 세련된 집이 될수도 있고 그냥 덩그렇게 선 한개의 구조물에 지나지 않는 형태로 남을 수도 있다.

 

쌍계사 근처의 땅을 보러가는 이유는 풍수지리설에 밝은 사람들처럼 풍수에 연연해서 가는게 아니다.

주어진 환경을 보고 돌하나 나무하나라도 놓여진 방향을 보며 물은 어디로 흘러가며 마을과는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그것을 유심히 살핀 후 그에 걸맞는 디자인을 하기 위함이다.

 

때문에 디자이너에게는 영감이란게 매우 중요하다.

영감은 디자이너에게만 통하는게 결코 아니다. 모든 사람이 공통으로 느끼는 그 어떤 필링과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그곳에 무엇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구상하고 만들지는 못한다.

그건 설계자나 디자이너의 몫이다.

디자인이 잘되었다는 것은 그런 공감이 서로간에 충분히  교감될 때 비로소 얻어지는 희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