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2

아름다운 집짓기 39 / 밤이 아름다워

커피앤레인 2006. 2. 2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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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커피숍은 아무리봐도 여유롭다.

 

간간히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부산에서도 이름난 송정해수욕장은 주말이면 밤새 젊은이들로 들끓었다.

 

백사장이 완만해서 그런지 아이들 놀기엔 안성마춤인 이곳은 언제부터인가 군인들이 백사장 한 귀터머리를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젠 그들도 어디로 철수 했는지 넓은 백사장은 그야말로 젊은이들의 천국이다.

 

낮에는 종종  해녀들이 잡아온 싱싱한 멍기와 해삼을 맛볼 수 있는 이곳은 아무래도 새꼬시 맛을 잊을 수 없다

 

이곳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하나 둘 커피숍이 생기고 레스토랑이 생기면서 부터 해운대에서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낭만과 즐거움을 이곳에서 사람들은 느꼈다.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언젠가 여기에서 영화도 촬영하였다고 하였다.

 

송정을 조금 뒤로하고 해운대 쪽으로 차를 몰면 달맞이 고개가 나온다.

달맞이 고개엔 한소장이 설계한 언덕위에 하얀집이 있다.

당시만 해도 고급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눈 싰고 볼래도 별로 없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이곳에도

울창한 송림을 끼고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가 줄줄이 세워졌다.

그곳에 가면 또 좋은 사람들이라는  조그마한 카페가 있는데

수줍은 박꽃처럼 한 귀퉁이에 숨어있어 왠만한 사람은 그런 곳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

 

저녁에 가면 늘 라이브를 들을 수 있는 곳인데 집 주인이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구슬프다 못해 슬픔이 묻어있었다.

다리가 불편한데도 그는 늘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동백아가씨는 곧잘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2절이 끝나고 박수가 터지고 앵콜을 외치면 그는 곧잘 선운사 가는 길을 불렀다.

 

자주는 아니지만 그도 종종 그 곳에 들렸다.

어쩌다 그와 어울려 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노래도 불렀다.

 

낮이 주지 못하는 또 다른 의미를 그는 이곳에서 밤을 느끼며 행복해했다.

 

이곳은 모든 일상으로 부터 벗어나려는 해방과 자유와 사랑과 낭만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곳 이었다.

 

간혹 안개가 자욱한 날이면 그는 종종 이곳에 들려 쟝 뽀올 쌰르트르의 구토를 생각하곤 했다.

 

산다는 건 참 아름다운 것이다.

 

특히 밤은 사람을 더욱 기쁘게 했다.

 

사랑이 있고 낭만이 있고 농익은 입맞춤이 난무하는데도 밤은 그저 조용히 내일을 위해  안식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건축은 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작업인지도 모른다.

 

등이 켜지고 장작 타는 냄새가 온 방에 가득하고 그나마 향기좋은 커피라도 한잔 제대로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해  건축가는 날밤을 새우며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인지도 모른다.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은 밤은  또 다른 모습으로 그의 곁으로 닥아와 사랑을 속삭였다.

인생은 아름다운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