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바알갛게 곰삭아 버린철 계단아래
세월을 먹은 각질이
붉은 립스틱 처럼 욕심을 쌓는다
휑하니 버려두고 떠난 애착들 너머
덕지덕지 달라붙은 흔적들
사이 마다
쓰다버린 양심만큼이나 가증스러운
분노가
녹쓴 못대가리 만큼 밉쌍스럽다
밤새 끓어 올랐는지
가래처럼 달라 붙은 모진 연으로
속치마 마저 앗긴 애미는
부끄러움이 되어
하늬바람/ 맞바람 /놉새바람
같은 눈물비 마냥
저녁 들판에 홀로 쭈그리고 앉아있다.
애써 삽작을 나선
늙은 애미는
뱃가죽만큼이나 말라 비틀어진 젖을 움켜지고
세월의 늪을 허우적 대다
허이 /허이/ 허이 /허이
허이 /허이 /허이/ 허이
꽃비되어
그렇게 우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