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인
노란 허공을
단풍잎 손수건마냥 단 거리는
지난 여름을 앗아 가버린 여인의 욕정처럼
밤새 새하얀 파도가
뱀의 허물을 벗겼다.
울음을 그쳐버린 매미는
가을 하늘가득히 이고
고운 옷 고름 풀듯
그렇게 나풀나풀 춤을 추며
여인을 부른다.
아직
허리춤새 어딘가 숨겨둔 연정을
버리지못한 아낙네는
40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공허의 바다로 나아갔다.
훨훨 연이라도 되려는지......
길게 늘어선 미류나무 그림자를 밟으며
밤새 몽니를 부리듯
석류알 보다 더 시린 아픔이
가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