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커피앤레인 2006. 4. 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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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by j. i. woo

 

 

 

어쩌면 우린 인연이 아니었나 봅니다

사랑이라는 단 두 단어로만 설명할 수없는 세월들이

우릴 저만큼 다른 길로 떼어 놓았는데도  

우린 여전히 그 끈을 차마 놓지 못했나봅니다

 

 

 

 바람이  불었고 비가 몹씨 쏱아졌습니다 그날밤은

붉은 흑장미 한송이를 건넨

당신의 손마디에도 빗물이 가득하였지만

돌아올 수없는 다리를 건넌 사람들마냥

이미 처절한 아픔을 예고하였는데도

방안 가득히 떨어진 꽃잎을 줏어담느라  

우린 겨울 내내  번갈아 가며  

빗자루로 그걸 미련스럽게 쓸어 담아야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린 처음부터 인연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사랑이라는 알지도 모르는 단어를 쫓아

그렇게 면사포를 쓰고 턱시도를 입고

아무도 듣지도 않는 주례사를 들으면서 사진을 찍고  

마침내  돌아서야 하는 그날을 위해

우리는 연속극 속의 주인공들 처럼 그렇게 당당하였나봅니다.

 

 

하여 ........

이제 조금 일찍  당신을 떠나 보내야 하는 아픔을

 애써 삼키면서도 

    법원 뜨락엔 왠 바람이  때아닌 진눈깨비와 함께

 그렇게도 불어대었는지 그날은 .....................................

참 이해할 수 없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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