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28/와 우노?

커피앤레인 2006. 4. 28. 21:22

 

 

와 우노?

 

 

 

 

올만에 파일도 정리할겸 예전에 디자인했던 것들을 정리를 하였더니

감회가 많이 새로왔다.

때로는 입술이 부르트도록 고생했던 일들도 떠 올랐고

때로는 일꾼이 넘어져 병원을 델고 다니며

일일이 수속을 하며 마음을 조렸던 일들도 새록새록 기억이 났다.

 

 

개중에는 멀리 지리산 자락 까지 쫒아와 한푼이라도 더 벌거라고 왔다가

재수없게 손을 헛디뎌 일도 못하고 손목만 부러뜨린 아줌마도 생각이 났다.

 

 

일주일 정도 일할거라며  부산서 거기까지 일행과함께 왔는데

뜻하지 않게 첫날부터 사고를 당하자 여인은 팔 부러진 것은 두번째고

미안해서 어쩔줄을 몰라했었다.

사실 이런경우는 다친사람이나 시키는 사람이나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일단 사고가 나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없었다.

해서 얼른 다른여인들에게 남은 일을 부탁하고

생면부지의 여인을 싣고

거창군내 종합병원을 찾아 수속을 끝내고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팔목이 부러졌다고 하였다.

의사는 일단 간단한 기브스만 해줄테니까  

일주일 지나 부산가서 다시 엑스레이를 한번 더 찍어보라고 권했다.

 

 

일주일 후에도 별 이상이없으면

지금 상태로 그대로 둬도 되지만

그렇지않으면 부득불 수술을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그 소리를 들으니 환자나 나나 은근히 걱정도 되었고

기분도 우울했다.

(하지만 어쩌랴.........이미 엎지러진 물인데.......)

 

 

 

기브스를 하고 다시 차를 몰고 현장으로 돌아오는동안

여인도 무척 난감한가보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냥 앞만 쳐다보고 있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한심한가보다.

 

 

운전을 하면서  

너무걱정 말라고 다독거렸더니

이내 눈물이 글썽 글썽 했다.

그러면서

일하는 아짐씨들하고 일주일 후에 같이

집에 가면 안되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걱정마요.

올때도 같이 왔으니까 갈때도 당연히 같이 가야죠

일안해도 좋으니까 아무 걱정말고 푹쉬어요

치료비하고 일당은 똑같이  쳐드릴테니까

넘 상심하지말아요.했더니

여자는 소리없이 흐느꼈다.

사실 일을 하다보면

이런일은 그리 흔한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주 드물게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였을때

리더는 남편처럼 때론 애비처럼 다독거려야하는게

이 바닥의 의리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여인의 남편은  병중이었다.

그러니  여인이 혼자서

노가다 판에서 일을해서

가사일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었는데

당시는 작은 현장은 산재가입이 안되었다.

그러니 더 딱한 노릇이었다.

 

 

아무튼 현장으로 돌아와 

 걱정을 하는 일행들에게

대충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해주고

일 마칠 때까지 같이 있을거라고 하니

그제사 마음이 놓이는지 다들 좋아라했다.

가까스로  일을 다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갈때  

일행과 똑 같이 그 여인도 인건비를 지불하고

치료비와 함께 위로금 얼마를 더 손에 지어줬더니

평생 못잊을거라면서 또 눈물을 흘렸다.

 

(아이고 문디 아짐씨

이러면 지도 마음이 약하여 눈물이 나오잖아요)

 

 

아무래도 이러다간 안되겠다싶어 얼른  

 

 

_차암내 .....

아까까진 잘 놀더만 집에간다하니

와 우는데...............................

집에 안가고 싶은가베 ,,,하고 속에도 없는 느스레를 떨었더니

 

눈치빠른 어떤 여인이  

-아이고 사장님도......

몬눈치가 그리도 없어예.

언니가 사장님하고 헤어지는게 너무 섭섭해서 울구먼 뭐

하고 저거가  도로 사람을 놀리었다.

 

 

 

-그라믄 우야고

안가고 여기서 같이 그냥 살까 하니

지도 어색한지 그제서야 남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암튼 다들 고생했습니다.

이렇게 멀리 까지 와서 .........................................고맙고요

그리고

아짐씨는 가자마자 엑스레이 부터 찍고

만약 수술을 해야 한다면

꼭 연락하이소

치료비는 걱정말고..................

알았지예 하고는

아쉬운 작별을 하였는데 다행히도

큰 병원 가서 다시 엑스레이 촬영을 했더니

뼈에는 별 탈이 없었는지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란다.

 

 

그 후로는 인연이 닿지 않아 

다시는 보지는 못했는데 일설로는 이 바닥에서 떠났다고도 하였고

다른 사람 얘기로는 아들들이 잘 되어서

이젠 형편이 나아져 딴 곳으로 이사를 하였다고도 하였다.

 

 

 

-이것도 인연인데

마 울 오빠 하입시더 하면서 헤어졌는데

오늘따라 그 여인이 왜 보고싶은지

참 이상도 했다.오데서 무얼하고 사는지는 모르지만

참 잘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