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3/아이다.얼른 먹자

커피앤레인 2006. 5. 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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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 얼른 먹자

 

 

사무실과 집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계속 머물다보니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생각외로 줄어들면서 몸이 조금씩 이상증세를 보였다.

 

 

 

어깨죽지가 아프고

몸이 뒤틀리고 엉덩이도 땀띠 같은게 났다.

 

 

 

후배는 오늘 다시 거제도로 내려갔나보다.

어제 오후엔 하루종일 어디에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손님들하고 저녁이나 같이하자고 약속을 해놓고서는

시간이 다 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이 너마 자슥은 시간도 모르나 ...........

 

 

-전화나 한번 걸어 보이소

-그럴까

 

 

-어데고?

-그래픽 사무실입니다

-니 손님들하고 저녁먹자고 했다며

-아

미안합니다 15분내로 곧 도착하겠습니다.

-그럼 전화라도하야지

-아이고 미안합니다.

(미안한 놈이 그러나 .......속으로 씨부렁 씨부렁 )

 

 

 

-쪼메만 더 기다립시다,

15분내로 온다하니........하고

갈려는 사람들을 억지로 앉혀놓고

애꿎은 커피만 다시 한잔씩 홀짝홀짝하는데

후배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오데 갔더노

-아

낼 주인하고 만나기로 해서

팬션이름하고 로고하고

명함 샘플 좀 뽑아왔습니다

-그랬나

암튼 수고했다

일단 밥이나 먹고 얘기하자

-그럼 가입시더 ,,,,,

 넷이서 밖을 나오면서

 

 

-머 묵으꼬

-아무데나 가입시더

-아무데나 ?

-다들 뭐 좋아하십니꺼

-마 아무거나 먹읍시더 간단하게

 

 

-아무거나 ?

아무거나?

요기는 그런 음식파는데가 없는데 ...우짜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게 참 편해서 좋다.

 

 

지가 좋아하는 걸 먹자하면

혹시 실례가 될까봐

그냥 얼럴뚱당

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하다가

 

 

막상 문제가 생기면

내가 언제 그랬더노

 나는 첨부터 그 집 가기  싫었다면서

또 씨부렁씨부렁했다.

 

 

그런데

더 미운 것은 실컷 잘 먹고나서

돌아서서 딴말하는 연놈들이었다.

 

 

잘 먹었으면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아름답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보 당신 음식 솜씨  넘 좋다

볼수록 당신이 더 아름다워보인다

 

모 요따위 수준은 못되더라도

 

 

-에이 입맛 버려버렸네

-그놈의 여편네

맨날 끓인다는게 조개국 밖에 모르나 ,,,,,,,,해사면서

또 씨부렁씨부렁했다.

 

 

(말이 나왔어 하는말이지만 그라믄

지 마눌이라도 좋아하겠나 ..................................................)

 

 

 

-아줌마 미안하지만 요기 고추장 쪼메만 줄랍니까

-고추장은 모할려고예

-아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조기찜하고 산나물이 오늘 너무 맛있네요

내가 같이  좀 찍어 먹을려고요

-아이고 우리 사장님 뭐 먹을줄 아시네

고추장 외에  다른 것 뭐 좀 더 드릴까예 .......하고

여자가 어느새 곁에 왔는지 애교를 살살 부리며

 쭈구미 한접시를 서비스라면서 갖고 왔다.

 

 

-ㅎㅎㅎ선배님은

역시 여자 꼬시는데는 재주가 탁월하시네여

-문디자슥아

내가 아짐씨를 꼬셨나

아짐씨가 자발적으로 가져왔지

 

 

-마자예

제가 일부러 한접씨 드리고 싶어서 가져 온거라예

제 집에와서 맛있다하면 저는 젤 좋데예

 

-봐라  문디자슥아

 

오데 가더라도 이렇게 말하면

쭈꾸미가 한 접시 더 생긴다아이가

 

그러니 집에 가서도 반찬없다고 탓하지말고

여보 오늘 당신 너무 멋있다 하든지

김치 하나로도 밥 두그릇은 뚝닥하겠다고

말좀 해봐라

고 입 놔 두었다가  오데 쓸꺼고

 

 

-아이고 선배님도

저도 집에가면 잘 합니더

 

 

-잘하면 다행이다만 아무리봐도

니 판떼기 보니까 별로 잘할 것 같이는 안보인다.

-가만히 있는 내 판떼기는 왜예

-아이다 얼른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