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5/기도원 공사

커피앤레인 2006. 5. 2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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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원 공사

 

프란시스 쉐퍼박사는

'이성으로 부터의 도피'라는 책을 쓴 신학자 였다.

미국 태생으로

스위스 산골마을에 들어가

라아브리 (L' abri)라는 공동체를 이룬 사람이었다.

젊은날 한때

그를 무척 좋아하여

그가 쓴 책이라면 거의 다 섭렵했는데

특히 기독교와 현대사상은 압권이었다.

한때는 니이체에 미쳐 짜라투스트라는 이랗게 말했다 부터 시작해서

웬만한 번역서적들은 거의 다 구입해서 읽었는데

요즘은 노가다와 노느라 책 읽을 시간도 거의 없었다.

 

후배는 거제공사가 생각보다 자꾸만 지연되는지

기도원공사를 대신 좀 봐달라고 간청을 하였다.

원래 남의 공사는 잘 해봐야 본전이었다.

때문에 잘 맏지 않으려고 했는데

같은 사무실에 있으면서 모른척 하기가 민망해 

억지로 맏았는데 생각보다  현장이 엉망이었다.

 

 

기도원 원장은 그동안  너무 애가 타 

병원에 가서 링게르 주사 까지 맞았다고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그도 그럴것이

제대로 된 도면 한장 없이 그동안 어떻게 일을 시켰는지

그리고 일꾼들은 또 어디서 그런 놈들만 골라왔는지 제멋대로였다.

 

 

 

하는수없이 모두 집합하라하고

현장에서 즉석에서 도면을 그려보이면서

이건 된장이고 이건 똥이다 하고 설명을 했더니

꼬래 오야지라고 어깨 너머로 도면 그리는걸 보더니

쪼메 할 줄은 아는가베 하면서 저거끼리 또 이죽거렸다.

 

 

 

(아이고 이걸 ...................

마음 같았으면  저 놈의 새끼하고  

궁뎅이를 팍 찼뿌렸으면 속이 시원하겠지만 내일꾼이 아니니 그러지도 못하겠고.....................)

 

 

-자자 알아들었지요 그러니

모르는사람은 언제든지 질문하세요.

만에 하나 일하기 싫은 사람은 언제든지 가도 좋습니다.

단 할바엔 확실히 하십시오.

난 하루종일 여기 있을 테니까 ,,,,걱정마시고

그리고 각자 자기 맡은 일에 차질없도록 재삼 부탁합니다 .하고 당부하고

원위치를 시켰다. 

처음엔 입이 댓발이나 나온 놈들도 일 시키는 가닥이 좀 다르다 생각했는지

어느새 고분고분해지기 시작했다.

기도원 여원장도 일의 속도가 붙자 기분이 좋은가보다.

-처음부터 오시지않고............해사면서 인삼을 갈아왔다.

 

 

 

저녁무렵 거제도에서 돌아온 후배녀석은 

수고했다는 말 한마듸없이  

아이고 선배님..... 하루종일 먼지를 많이마셨는데

돼지국밥이나 한그릇하입시더 하면서 손을 끌어당겼다.

하루종일 울화통이 터진데다가  고맙다는 인삿말 한마듸없자

오냐 . 니 잘만났다....하고

 

 

 

-야 이 문디같은 놈아

니는 현장을 눈까리로 치나?

똥구멍으로 치나 ?

도대체 일꾼 하나 제대로 된 넘도 없이

15일동안 모했노..........................................

기도원 원장은 죽니사니하고

저 난리고 해사면서 되게 씨부렁거렸더니 ... ........

 

 

-미안합니더 ......하며  저녁이나 먹으러 가입시더 또 손을 끌어당겼다.

-미안이고 지랄이고 치아뿌라

신,,,,,,,,겅질이 나서

아래가지고 몬 일을 해먹겠노,,,,,,,,,,,,,,,,,,

하며 생지랄을 했더니 그제서야 현장분위기가 심상찮은 것을 알아챘는지

그 넘의 알량한 꼬리를 팍 내리고 수그리했다.

-문디 같은 놈. 모르면 모른다고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