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4/고향 까마귀

커피앤레인 2006. 5. 2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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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까마귀

 

 

우스개 소리지만

김해 소도둑 이야기는 참 재미 있는 갱상도 부르스다.

 

 

어느날 판사가 소 도둑 넘한테

왜 남의 소를 훔쳤느냐고 다그치니까

길에 새끼줄이 있길래 무심코 줏어 왔는데

뒤에  보니까 황소가 한마리 따라 들어오더래예...............................했다나

 

 

 

후배 이 넘도 꼭 그짝이었다.

 

 

일꾼 오야지 하고 돈 만원 땜시 싸웠다는데

어제 낮에 일꾼오야지가

하도 억울했던지

점심이나 한 그릇하입시더해서

 나갔더니 내용이 후배 말하고는 영 딴판이었다.

 

 

(아이고 이너마 자슥을

이걸 우찌 조지야 잘 조졌다고 소문나겠노 ......)

 

 

같이 밥을 먹으면서도

일꾼오야지는 연방 억울합니더 ,,,,하고

후배 이너마 자슥의 비리를 하나 하나 들려주는데

듣는 나도 괴롭고

말하는 지도 괴롭기는 마찬 가지였다

 

 

 

 

초여름이 성큼 다가왔나보다.

아무래도 긴팔이 조금 거추장 스러워

국제시장에 나간 김에

괜찮은 티셔츠가 눈에 들어오길래

얼른 손에 잡았더니

5천원이란다.......

 

 

햐 이게 모꼬

 

 

태그를 훑어보았더니  

아이고 이걸 우짜믄 좋노

 

 

그래도 이 바닥에서는 상당한 명문집안의 

족보가 있는 티 셔츠이었다.

 

 

우찌 이런 횡재(?)를

 

 

두말도 안하고 5천원을 얼른 던져주었더니

띵디브리한 주인 아짐씨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고 하더니

 

 

-젊은 오빠 눈이 보통 아니네....하면서

아래 위를 쳐다보더니

예술가 입니꺼

코가 잘 생겻네 하면서 .....

이 아짐시 남의 물건은 알아가지고 히야까시를 실실했다.

 

 

 

 

 

옷을 사가지고

반도 호텔 (엣날에 호텔이었음) 옆을 지나오는데

누군가 뒤에서

-u우선생님 하고 불렀다.

돌아보니 누리에 종호였다.

 

 

-어 우짠 일이고

-일 마치고 오는 길입니더

_그렇나 

요즘은 좀 났나 ?

 

 

-이제 좀 몸에 베이네예

저녁 안먹었지예 ?

-아직 초저녁인데 뭘

-가입시더

오늘은 제가 대접할게예

_그래

 

 

아이고 아침에 까치가 깍깍 두번 울더니

그게 그말 이었구나

(오늘은 점심 저녁은 딴 넘들이 다 사주니

 니는 귓밥만 만지고 있으라고 ㅎㅎ..)

 

 

 

누리에는 중앙동에서

거의 20년 가까이 술집을 경영하는

조그마한 카페인데

 

 

분위기가 마치 6-70년대 풍이어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10월에는  

영화계에 종사하는 서울 촌넘들이

_ 부산에 아직도 이런데가 있어요 ?하고

홀가닥 하였다.

 

 

그림을 그리는 지영이 하고

두 남매가 운영을 하는 곳인데

 

 

부산 문화계에 논다하면서

누리에/ 계림/ 한길/ 강나루/ 부산포/ 양산박/ 수미산 /산마루 중

그중 어느 하나 정도도 모르면

글마는

 

 

평양서 밤배를 타고 온 갑첩이거나  

아니면 가스나 궁뎅이나 실실 만지면서

목아지 힘이나 주는

화류계 출신임에 틀림없을게다.

 

 

 

-u우선생님 여기는 굴 시락국이 끝내주는 집인데예

함 묵어보이소

-그렇나

-아지매요

굴시락국 두 그릇하고 생탁 한병만 주이소

 

 

 

보아하니 오픈한지 채 한달이 안된 것 같았는데

40대 중반의 이쁜 아짐씨 둘이가

사람을 눈이 뚫어지게 쳐다보길래

고향이오데냐고 물었더니

-포항이니이더..........하고 대답을 하였다.

 

 

아이고 이게 몬일이고

고향 까마귀 아이가. ..........................................

객지에서는 고향 까마귀도 반갑다 하던데.....................앞으로 이 집 자주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