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2/우야믄 좋노

커피앤레인 2006. 5. 22. 11:06

 

12255

우야믄 좋노

 

 

샤무엘 베게트가 쓴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희곡이 불현듯 떠 올랐다.

 

 

무대 막이 올랐다가

내려올 때 까지 지루하리만치

두 사나이가 무대 위에서

신발을 벗었다 신었다 하면서

씨잘데 없는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샤무엘 베게트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

내가 느끼는 것 하고는 전제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상당한 괴리감이 있었지만

암튼 반복돠는 일상에서 오는 지루함은

그나 나나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이럴때 우린 자주 커피를 마셨다.

 

 

 

기분도 그렇고 그래서 모처럼 커피를 한잔 마시는데

난데없이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납니더.

-와?

-아직 똥통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습니까?

하청업체 사장의 부인이었다.

여자는 안달이 났는지 요것 조것 궁금한 것들을

캐물으며 속사포 같이 질문을 하였다.

 

 

나름대로 성의를 갖고 대답을 하였지만

기분은 별로였다.

그나저나

뭣도 약에 쓸려면 없다더니 그 넘의 회사는  불황도 없나?

 

 

(하기사 똥을 못누면 우찌 사람이 살겠노

그러니 저거도 이집 저집 다니느라 바쁘긴 바쁘겠다만) 

 

 

똥 푸고 정화조 용량이 얼마인지

체크 좀 해달라 부탁 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연락조차 없으니......................

평소 거래를 하던 회사였다면

이 성질에 사장 불알이라도 걷어 찼을건데

 

 

생전에 똥푸는 회사하고는 만날 일이 없다보니

이 참에 쪼메 불러다가 쓸려고 하니

그것도 몬 벼슬인줄 알고 그러는지   

연락조차 안하였다 ......................................

 

오기만 와바라 내 그만 .

 

그나저나 얼릉얼릉 와야할낀데

팽생 똥만 푸다가 유세차 할라하나 .................................?.

우야믄 좋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