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8/ 꽃씨

커피앤레인 2006. 5. 28. 09:57

이 사진은 은비님이 찍은걸 스크랲했어요

12614

 

 

꽃씨 

 

 

 

 

 

간밤에 B&C 에서 사온 밤식빵을

커피에 적셔 한입에 넣었더니

입이 기다렸다는 듯이 냉큼 받아 삼켰다.

 

 

요 넘은 오랫동안 나를 따라다녀서 그런지

10여년 전에 짜장면 먹은 그 맛도

다 기억하고 있었다.

 

 

B& C (광복로에 있음)빵집은

10년 이상을 단골로 다녔기 때문에

가기만 가면

메니져가 언제나 깍듯이 인사를 하였는데

어젠 몬 행사를 하는지

사람들이 제법 북적거렸다.

 

 

 

원래 사람이 좀 촌스러워서 그런지는 몰라도 

빵을 사면 언제나 내가 좋아하는

밤식빵과 찹살떡만 골라왔기 때문에

카운터 아짐씨가 보나마나

이 아자씨는 밤식빵하고 찹쌀떡만 샀을거라고 미리 짐작하고

봉지부터 꺼내었다.

 

 

 

 

이제 비도 그쳤나보다.

오늘 산행은 왠만큼 돌아다녀도 피곤치 않을것 같았다.

 

 

몇주전에 산골 아짐씨가

꽃씨를 좀 구해 달라고 해서

어제 오후 늦게 신흥종묘사에 들렸더니

이쁜 아짐씨가 올만에 만나서 그런지  반색을 하며 사람을 반겼다.

 

-올만에 오셨네여

-네

잘 있으셧죠 ?

-아 예....  좀 앉으시죠

-아니요 곧 가봐야합니다

꽃 씨 좀 주세요

_꽃씨 예 (?)하더니 ..........이 아짐씨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와이라노 사람 부끄럽게 스리

설마 나 좋아하는건 아니제  ....ㅋㅋ)

 

 

 

하기사 지금은 꽃씨를 뿌릴 철이 아니라

모종을 옮겨 심을 철인데

뜬금없이 찾아와서

꽃씨를 찾으니 지딴아 한심해 보였던지

궁색한 집안 문풍지 너들거리듯이

팔다 남은 꽃씨봉지통을 가리켰다.

 

 

 

통에 담긴 꽃씨봉지를 이리저리 골라보니

산골동네에 어울릴만한

코스모스 꽃씨봉지는 하나도 눈에  띄지 않았다.

 

 

 

_코스모스는 없나봐요 ?

-그게 지금까지 있겠습니까

-와 없죠 ?

-지금이 어느땐데 예 .................................

 

 

(어느때는 ........선거철이지 이 아짐씨 뭘 몰라 ㅋㅋ)

 

 

 

그라고보니 들어올때

입구에 쫙 깔린 것들이

 제철에 심어야 할 모종들이었던가 보다 .

 

 

 

이쁜 아짐씨 지도

잘난 (?) 단골손님 뭣하기는 뭐하니까

차라리 모종을 싸게 줄테니 가져 가는게

어떻겠냐고 손을 잡아 끌어 당겼다.

 

(하기사 하나라도 파는게 장사지 ....

 

그라고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꼬라지야 솔직히 말해서 별 볼일은 없지만

*누군가 그라데 베토벤 아자씨라고 ㅋㅋㅋㅋ

멋은 그래도 쪼메 있다 아이가 ㅎㅎㅎㅎㅎㅎㅎㅎㅎ )

 

 

 

 

사실 모종은 사봐야

대량으로 안 살바에는

그 산골마을에 별로 어울릴 것 같지도 않았지만

고 넘의 미인계에는 어쩔 수없었던지

한순간에 또 넘어가

시커먼 비닐봉지 두 봉지를 사갔고

천연덕스럽게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면서도 생각해보니

아이고 요넘의 철은 온제 들는지.......................한심이 뭐라하던데 울 아가씨가

고건 잊어버렸네 ㅋ

 

 

아무튼 전생에 몬 직업을 가졌는지

그냥 얼굴만 반반하면

아직도 사족을 못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