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3/후래자 삼배

커피앤레인 2006. 6. 2. 09:04

이 사진은 은비님이 찍은 걸 스크랲 해온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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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래자 삼배

 

 

간밤엔 우에 잤는지도 몰랐다

지갑은 지갑대로 화장실에 있었고 모자는 모자대로 세면대위에서

지 혼자 보초를 서고 있었다.

 

 

부산 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송제 이상개 선생이

좋은 먹거리가 있다고 기어이 오라고 해서

올만에 강나루에 들렸더니

 

 

 

돼지머리 눌린걸

한접시 가득하게 차려놓고

오정민 화백과 술을 주거니 받거니하고  있었다.

 

 

-와 이리 늦게 왔오 ......하며

송제선생은 자리를 권하자마자

후래자 삼배라면서

연거푸 소주를 석잔이나  주었다,

 

 

-아이고 숨 넘어가겠습니더

숨이나 좀 쉬고 마십시다    ......했더니

말이 많다고 또 한잔 주었다.

 

(아이고 ....................몬일이 이런일이 있어여  차암내  )

 

 

 

누군가 야심한 밤에

전화를 해서 잠시 바깥에 나갔다왔더니

그새 왔는지

학교축제를 끝내고 왔다면서

정교수가 반갑다고 또 한잔 받으라고 권했다.

 

 

(아이고 우야노

오늘밤에 도면을 그려야하는데 ......

지금 간다면 판 다 깬다고 씨부렁 거릴꺼고  ..................

에라 모르겠다

가는데 까지 한번 가보자하고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겠지 하는 맘으로  

  주는대로 넙죽넙죽 받아 마셨다 ㅋㅋㅋㅋ )

 

 

 

한참 취기가 오르는데

언 넘 둘이가 소리소문도 없이 시일 들어왔다.

보아하니 요동네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우리 끼리 한참 떠들다가

옆자리에 있는 저 넘들은 몰 잘먹는가 싶어

씨익 쳐다봤다니

 

요런 거지 발싸게 같은 넘들이 있나

소주 한병 시켜놓고

안주도 안시키고 그렇게 홀짝 홀짝 마시고 있었다.

 

 

(에라이 문디들아

술집은 안주를 팔아야 돈이되제

저 넘들 뭘몰라 ...................................)

 

 

 

나중에 알고보니 섬나라에서 건너온 일본넘들 이었다.

하나는 사진 작가고 하나는 댄서라고 했는데

두 넘 다 프리라 하는 걸 보니 

 그 동네도 여편네가 바람이 나

다 도망을 가버린것 같았다.

 

 

(하기사 인간 사는 건 다 똑같은데

언 뇬이 맨날 예술인가 지랄인가 하면서

바깥에 나가서 남의 꽃밭에 물주고 오는데

진들 몬 재미로 그 넘아 자슥 보고 붙어 있을게고 .................

돈이나 잘 벌고 물건이라도 좋으면 또 모를까 ,,,,,,ㅋㅋ)

 

 

 

 

그새 술이 한잔됐는지

정 교수가

스미마셍 ...........스미마셍 해사면서

돼도않는 일본말을 씨부렁 거리더니  

노래를 한곡 부르겠다고 자청을 했다.

 

 

(아이고 이라믄 안되는데

도면이고 지랄이고 이젠 다 틀렸다 아이가  

이라믄 나는 우야노,,,,,,,,,,,,,,,,,,,,,,,,,,,,,,,,,,,

와 요런데서는 맘이 약한지 알다가도 모르겠네.)

 

 

암튼

내 맘의 강인가

몬가하는 노래를 한곡 부르더니

-u 센세이 유메이 인테리어 디자이너 ,,,,,,하면서

노래를 하라고 나를 세웠다.

 

 

-오 유메이 인떼리오 디자이노 ...하면서

두 넘이 발음도 시언찮은 일본식 영어를 해사면서

 박수를 쳐댔다.

 

 

좌우지간

술만 들어가면 

일본짐승이던지 조선짐승이던지  

시간이야 가던지 말던지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추고

온갖 지랄 염병들을 다했다.

 

 

(그중에 한 넘은 연방 카메라 후라쉬를 터 뜨렸다.)

 

 

 

 

 

 

자정을 지나 1시가 훨 넘었지만

그래도 책임감은 있었던지

우찌 내 사무실에 돌아왔는지는 모르지만  

눈을 뜨니

지갑은 지갑대로

모자는 모자대로

지혼자 보초를 서고 있었고

 

 

(그 정신에 몬 도면을 그릴꺼라고 왔는지,,,,,,,,,,,,,,,,,,,,,,,,,,,,참내 )

 

 

 

지는 지대로

도면을 그린답시고 책상 앞에 앉긴 앉은 모양인데  

술김에 

그대로 잠이든 모양이었다.

 

 

 

(아이고

그래도 하나님한테 쪼메 잘 보여볼려고

우째 한 며칠 근신 한다 했는데  ....

 

고넘의 정 때문에

또 도로아미타불이 되어버렸네

 

 

이 넘의 술을 끊던지 우짜던지 해야지

울 마눌 있었으면 틀림없이 한 마디 했을건데

요땐 없는게 더 편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나저나 11시에 만나자 했는데

도면부터  완성해야 할껀데 ...................

우야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