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6/명태는 준비되었나

커피앤레인 2006. 6. 5. 06:09

이 꽃은 숲의 해설가 김남숙시인님의 사진을 스크랲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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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새벽부터 오토바이를 끌고 가는지

소리가 자못 요란스러웠다.

오늘부터

현장 작업에 들어가기 때문인지

공연히  새벽부터 긴장이 되었다.

언제나 하는 일인데도

시작은 늘 두려웠다.

 

 

 

오 여사 집에는

이름 값 때문인지

자기분야에서 그래도 이름꽤나 날리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서예가이신 율관선생도 보였고

서양화가이신 김일랑 선생 /한국화를 그리는 일파 추영근선생과

몇몇 교수들과 여인네들도 있었다. 

물론

종이 쪼가리에 지 이름을 써준 칠쟁이도 있었고

 지리산 통나무 식당 주인도 있었고

강나루 목여사도 있었다.

 

 

오여사가 도다리와 광어회를 직접 썰었는지

소주안주로는 안성마춤이었다.

 

 

술이 어느정도 돌았는지

통나무 주인하고 목여사는 그새 눈(?)이 맞았는지

저거끼리 속닥속닥 대며 지랄(?)들을 하고있었다.

 

(아이고 눈꼴 싸나워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아우야 ......................

명태 좀 준비해라

 

하고 판소리를 하는 아우 넘한테 한소리 씨부렁 거렸다.

 

-아이고 행님

명태는 모하는데 쓸라고 그러지라 ...............

 하고

그 넘 특유의 전라도 억양으로 씨부렁 거렸다.

 

-야 오늘밤에 신랑 달아 매야 할 것 아니야 .....했더니

-아이고 행님

 그새 일이 났뿌는지라....................  하고

  녀석이 넉살을 떨었다.

 

원래 이런 곳에서는

누군가 바람잡이가 있기 마련이었다.

오늘은

아코디안을 어깨에 맨 악사가

바람잡이로 자청을 했다.

 

 

흘러간 옛 노래로 부터

최신작에 이르기  까지 풍악을 울려대니

다들 궁뎅이가 근질근질해서

견딜 수가 없었나보다.

한바탕 열창들  하더니  

짝이 있어 붙을 놈은 붙고

없는 놈은 지 혼자서 막춤을 추어대었다.

 

 

원래 음악은 남여노소를 불문하고

공통 언어이어서 그런지  

쉬 친해지기 마련이었다.

 

 

한데 이런 자리는

그래도 안보던 예쁜 신품(?) 하나쯤은 있어야 

재미가 있었다.

 

 

 

오늘따라 성비도 안맞는데다가

좋은 거는 어른이랍시고 

저거(지송 ㅋㅋ)가 다 차지해뿌리고 

우리는  꾸어 놓은 보리 자루도 아니고 

낙동강 오리알도 아닌데

술 시중을 들다 보니

은근히 부아(?)도 났다.

해서,

술도 취했고 할 일도 태산 같이 남아 있어

쥐도새도 모르게 토겼(도망) 뿌렸더니

이 알량한 몸을 누군가  찾았는지

판소리하는 아우 놈이 전화를 해

왜 혼자 도망가버렸느냐며  지랄염병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