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망초 꽃은 숲의 해설가 시인 김남숙님이 찍은 사진입니다.
전도가 따로 있나
옛말에 짚신쟁이 제 신발 못 만들고
목수 제 집 못짓는다고 하였는데
설비 오야지가 바로 그 꼴이었다.
한번 털어먹어서 그런지
설비라는 설자도 보기 싫은지
제 마눌이 할 레스토랑이지만
설비공사를 해줄 생각도 하지 않았다.
별 큰일도 아니고해서
새벽부터 인력시장 김사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왠 떡이고 싶은지
오늘 당장 한사람 붙여주겠다고
지가 더 방방 뛰었다.
어제밤엔
예의 그 서분이가 전화를 하고서는
_지금 바쁘십니까 ?하고 물었다.
-아니 ,왜여
-나 술한잔 사주이소 ?
-술? 갑자기 왠술?하니까
-그냥 속에 천불도 나고해서 오늘 밤은 한잔 하고 싶네예 ...했다.
-김사장은 ?
-모임에 갔습니다.하는데
아무래도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평소 그 사람답지 않게
느닷없이 술을 사달라는 바람에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떠올랐지만
공사관계로 뭔가 할 말이 있는가 보다하고
삼실 가까이 오라고 했더니
저녁 글을 올리기 바쁘게 패낳게 (재빨리 )
택시를 타고 내려왔다.
평소 한두차례
같이 술을 마신 적은 있었지만
대놓고 술을 사달라고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어디로 가고 싶으냐고 했더니
보기보다 격이 높은지
꽤 분위기있는 일식당을 가자고 했다.
(아이고 이거 오늘 옹창 떵바가지 쓰게 생겼네 .................쩝쩝)
암튼
저녁을 먹은 뒤 끝이라 그런지
회맛이 회맛이 아니었다.
(하기사 돈 걱정하면 회맛이 안나지 ㅋㅋㅋㅋ
나중에 계산서를 가져오는데
꼴랑 그것 먹었는데 돈이 12만원이었다.
아이구 내돈 ..............................이 넘의 본전을 오데서 찾노)
술이 한 두순배돌자
서분이는 지가 살아 온 길
그리고 사업을 한답시고
남편 뒤바리지하면서 겪었던 일들이며
부도가 난뒤 누가 찾아올 까봐
불을 끄고 살아야 했던일들
그리고
경제적으로 무능해진 이후
남편과의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등을
주마등처럼 엮어 나갔다.
(아이고.................................)
내 코가 석자인데
남의 집안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갑자기 머리가 더 복잡해
그러지말고
김사장한테 전화해서
같이 노래나 한곡 부르자 했더니
어느새 기분이 확 풀리는지
좋아라하고
-여 보
오데여
오늘밤에 u 사장이 한턱 쏜대여 하면서
지 남편한테 전화를 해댔다.
(이럴때 보면 뇨자란 동물은 참웃겨여..............................ㅋㅋ)
등대 노래방은
간혹 내가 애용하는
단란주점 비스무리한 곳인데
오늘 따라 손님이 없는지
노래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도우미가
한 사람 있어야
분위기가 제대로 살 것 같아
불러달라했더니
숙이라는 처자가 왔는데
아무리봐도
이바닥 출신이 아닌 것 같았다.
몇차례 어색한 노래순서가 지나고나자
이번에는 김사장이라는 친구가
잡자기 손을 덮석잡더니
u 사장 고맙소 ..................하고는
저간에 있었던 마음고생을 또 한참 털어놓았다.
지도 철이 좀 드는지
어리석었던 지날 세월이며
교회에 가고 싶으나
마음이 잘 허락지 않는다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서
마눌한테 차마 털어 놓지 못한
미안함 부끄러움 무능력에 대한 한탄 등등 ..........................아이고 이일을 우짜노
(이 문디같은 인가니 그걸 와 요기서 하노 )
( 이 넘의 집구석은 서로 대화도 안하는가베
내가 몬 카운셀러가......................
아이고 모리야)
나중에는
중학교때 들었던 찬송소리가 자꾸 들린다고 하자
도우미로 온 요년도
나도 그래예하면서 지도 맞장구를 쳤다 .
(아이고 이라믄 노래 김 다 샜다
마 가는게 오....다.가자..............................)
암튼 그 이후는 노래는 안하고
하나님 얘기만 실컷하다가
밤 1시가 넘어서 헤어졌는데
요것도 전도(?)인지는 잘모르지만
암튼 예수님 말씀대로는 한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았다.
우는자와 같이 울고 웃는자와 같이 웃으라 했으니......................
하기사 교회 착실히 다니는 사람이야
고게 몬 전도고 하겠지만 ..................
그럼 그 속 아픈 사람은 오데가서
하소연이라도 해야하나?
하나님이야 알겠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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