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70/그래도 한 가정의 가장인데

커피앤레인 2006. 6. 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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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가정의 가장인데

 

 

이제 겨우 틀이 잡혔는지

서서히 선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차츰 형태가 드러나자

서분이 옆지기가 고개를 비로소 끄덕거렸다.

 

 

몇날 며칠을 현장에 나와서

와 저라는데

와 저렇게 하는데요 ...............해사면서

지 머리로는 도무지 감이 안잡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지도 보는 눈이 있는지

이제사 선이 보이기 시작하는가 보였다.

 

 

어젠

인력시장 사장이

지 돈 버는 데만 정신이 팔렸던지

설비 잘 하는 기공을

한명 보내달라고 했는데

깨고 부스는데 이력이 있는 

철거공을 보내주었다.

 

 

비도 오는데다가 

일꾼도 시언찮은걸 보내어

속에서는 열불이 나서

뭐라고 씨부렁거리고 싶었지만

젊잖게 나무랐더니

지송하다면서  

극구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놓았다.

 

 

벽에 구멍을 뚫고 파이프를 묻으려면

함마드릴을 쓸줄 아는 잡부도 물론 필요하지만

어제는 그 모든 것을 다 할줄 아는  설비공이

딱 한명 필요했는데

아침부터 미친넘 같이 지랄지랄 할 수도 없고

 

 

그래도

이 친구도 집에 가면 가장일텐데

그나마 요즘 같은 불황에

한 대가리 (현장용어요 .................한 머리 또는 한 품 이란 말 )할거라고

마눌한테

새벽밥 차리라고 하고 나왔을텐데

이걸 우짜노 하고 잠시 머리가 복잡해졌다.

 

 

-신씨

-네

-아까는 (조금전을 ...경상도는 이렇게 말해여 )

내가 승질이나서 가라했는데

비도 오고  해운대서 중앙동까지 거리도 만만찮은데

 

 

그냥 보내려니 내 맘도 좀 그러니

 요령을 갈켜 줄테니

나하고 같이 해봅시다.

 

어차피 나온것 한 대가리 하고

 일당이라도 벌어가야 하지 않겠소 ......................했더니

 

 

이 친구 저거 사장하고 뭐라 하는것을 보고

한참 풀이 죽어 있다가

-아이고 사장님

제가 열심히 하겠습니다

 시키기만 하십시오 하고 ......

얼른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우선 어디 어디 깰것과

오늘 해야할 작업범위를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을 해주었더니

원래 성실한 사람인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일을 열심히 했다.

 

 

처음에는 내 맘 같았으면 돌려 보내고 싶었지만

지도 그런 내 맘을 알았는지

넘넘 열심히해서

전화번호부를 뒤져서

비가 온다고

탱자탱자하게 놀고 있는 설비공을

 한넘을 불러다가 같이 붙여 주었다.

 

 

 

두 넘이  궁합이 맞는지

하루종일 다투지도 않고

깨끗하게 하루일을 잘 마무리 지었길래

수고했어요.....하고

일당을 손에 줘어주었다.

 

 

_아이고 너무감사합니다

오늘 사장님 덕에 많이배우고

일당도 벌게해주어서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인력시장에서

하루 해를 보내야하는 그들에게는

요즘같은때

현장에 투입되는것만으로도

어쩌면 큰 행운인지도 모른다.

 

 

목수가 올 시간이 다 되었는것 갑다.

또 나가봐야 할 것 같은데

그나저나 저 넘들이 오늘 끝이나 맺을지 또 신경쓰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