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9/전도가 따로 있나

커피앤레인 2006. 6. 8. 07:57

이 물망초 꽃은 숲의 해설가 시인 김남숙님이 찍은 사진입니다.

13080

 

전도가 따로 있나

 

 

 

 

옛말에 짚신쟁이 제 신발 못 만들고

목수 제 집 못짓는다고 하였는데

설비 오야지가 바로 그 꼴이었다.

 

 

 

한번 털어먹어서 그런지

설비라는 설자도 보기 싫은지

제 마눌이 할 레스토랑이지만

설비공사를 해줄 생각도 하지 않았다.

 

 

별 큰일도 아니고해서

새벽부터 인력시장 김사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왠 떡이고 싶은지

오늘 당장 한사람 붙여주겠다고

지가 더 방방 뛰었다.

 

 

어제밤엔

예의 그 서분이가 전화를 하고서는

 

 

_지금 바쁘십니까 ?하고 물었다.

 

-아니 ,왜여

-나 술한잔 사주이소 ?

-술? 갑자기 왠술?하니까

 

 

-그냥 속에 천불도 나고해서 오늘 밤은 한잔 하고 싶네예 ...했다.

-김사장은 ?

-모임에 갔습니다.하는데

아무래도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평소 그 사람답지 않게 

느닷없이 술을 사달라는 바람에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떠올랐지만 

공사관계로 뭔가 할 말이 있는가 보다하고

삼실 가까이 오라고 했더니

저녁 글을 올리기 바쁘게 패낳게 (재빨리 )

택시를 타고 내려왔다.

 

 

 

평소 한두차례

같이 술을 마신 적은 있었지만

대놓고 술을 사달라고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어디로 가고 싶으냐고 했더니

보기보다 격이 높은지

꽤 분위기있는 일식당을 가자고 했다.

 

 

(아이고 이거 오늘 옹창 떵바가지 쓰게 생겼네 .................쩝쩝)

 

 

 

암튼

저녁을 먹은 뒤 끝이라 그런지

회맛이 회맛이 아니었다.

 

 

 

(하기사 돈 걱정하면 회맛이 안나지 ㅋㅋㅋㅋ

나중에 계산서를 가져오는데

꼴랑 그것 먹었는데 돈이 12만원이었다.

아이구 내돈 ..............................이 넘의 본전을 오데서 찾노)

 

 

술이 한 두순배돌자

서분이는 지가 살아 온 길

그리고 사업을 한답시고 

남편 뒤바리지하면서 겪었던  일들이며

부도가 난뒤 누가 찾아올 까봐

불을 끄고 살아야 했던일들

그리고

경제적으로 무능해진 이후

 남편과의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등을

 주마등처럼 엮어 나갔다.

 

 

(아이고.................................)

 

 

 

 내 코가 석자인데

남의 집안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갑자기 머리가 더 복잡해

 

그러지말고

김사장한테 전화해서

같이 노래나 한곡 부르자 했더니

 

 

어느새 기분이 확 풀리는지

좋아라하고

-여 보

오데여

오늘밤에 u 사장이 한턱 쏜대여 하면서

지 남편한테 전화를 해댔다.

 

 

(이럴때 보면 뇨자란 동물은 참웃겨여..............................ㅋㅋ)

 

 

등대 노래방은

간혹 내가 애용하는

단란주점 비스무리한 곳인데

오늘 따라 손님이 없는지

노래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도우미가

 한 사람 있어야

분위기가 제대로 살 것 같아

불러달라했더니

숙이라는 처자가 왔는데

아무리봐도

이바닥 출신이 아닌 것 같았다.

 

 

몇차례  어색한 노래순서가 지나고나자

이번에는 김사장이라는 친구가

잡자기 손을 덮석잡더니

u 사장 고맙소 ..................하고는

저간에 있었던 마음고생을 또 한참 털어놓았다.

 

 

지도 철이 좀 드는지

어리석었던 지날 세월이며

교회에 가고 싶으나

마음이 잘 허락지 않는다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서

마눌한테 차마 털어 놓지 못한

미안함 부끄러움 무능력에 대한 한탄 등등 ..........................아이고 이일을 우짜노

(이 문디같은 인가니  그걸 와 요기서 하노 )

 

 

 

( 이 넘의 집구석은 서로 대화도 안하는가베

 

내가 몬 카운셀러가......................

아이고 모리야)

 

 

 

나중에는

중학교때 들었던 찬송소리가 자꾸 들린다고 하자

도우미로 온 요년도

나도 그래예하면서 지도 맞장구를 쳤다 .

 

 

 

 

(아이고 이라믄 노래 김 다 샜다

 마 가는게 오....다.가자..............................)

 

 

 

암튼 그 이후는 노래는 안하고

하나님 얘기만 실컷하다가

밤 1시가 넘어서 헤어졌는데

 

 

요것도 전도(?)인지는 잘모르지만

암튼 예수님 말씀대로는 한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았다.

 

 

우는자와 같이 울고 웃는자와 같이 웃으라 했으니......................

 

 

 

하기사 교회 착실히 다니는 사람이야

고게 몬 전도고 하겠지만 ..................

그럼 그 속 아픈 사람은 오데가서

하소연이라도 해야하나?

 

 

 

하나님이야 알겠지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