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가 뒤바뀌다/29
written by j.i.woo
한 밤중에 신방을 차린 야곱은 다음 날 아침 눈을뜨니
간밤에 자기가 품에 안고 그토록 달콤하게 시간을 보냈던 여인이
라헬이 아니라 언니 레아인 것을 알고는
크게 상심하였는데
그는 그 길로 외삼촌 라반에게 달려가
내가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7년간을 봉사하였는데
어찌하여 외삼촌이 나를 이렇게 속일 수가 있느냐며 크게 화를 내었다.
하지만 라반은 예로부터 우리 지방에서는
형 보다 아우를 먼저 주는 법은 없다며
정 네가 원한다면 칠일을 다 채운 다음
라헬도 네게 줄테니 네가 나를 위하여 칠년간을 더 봉사하라고 요구하였다.
라반이 야곱에게 칠일을 다 채우라고 요구한 것은
당시의 혼례풍습을 따르라는 말이었다.
당시 혼례식은 오늘날과 같이 하루 만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칠일동안 신랑 신부와 함께 계속되었다.
기한이 되어 잔치가 파하자 라반은 다시 둘째 딸 라헬을
야곱의 장막에 들여보내었는데
졸지에 야곱은 두 아내를 갖게되었다.
흔히 야곱이 결혼식 첫날밤 언니 레아를 라헬로 잘못 안 것은
레아가 두터운 면박을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면박은 얼굴을 가리는 면사포와 같은 것이었다.
당시 신부가 쓴 면박은 상당히 두꺼워서
그것을 젖히기 전에는 아무도 사람을 잘 구별할 수가 없었다.
특히 어두운 밤에는 더욱이 사람을 잘 구별 할 수 없었는데
비록 성경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야곱은
그날 밤 하객들과 어울려 상당량의 술을 먹은게 분명했다.
어쨌던 면박은 중동에서는 오래전 부터
여인들이 얼굴을 가리기 위하여 사용하였는데
이삭이 들에서 묵상하던 중 하란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자기 집 종 엘리에셀을 보고
반가와서 달려가자 리브가가 나귀에 앉았다가
이를 보고 "들에서 배회하다가 우리에게로 마주 오는 자가 누구뇨"하고 묻자
종이 가로되 "이는 내 주인이니이다"하고 대답하자
그 즉시로 리브가가 면박을 취하여
스스로 가리웠다고 (창세기 24장65절)성경은 기록하였다.
이처럼 면박은 여성에게는
자기를 가리는 일상적인 도구와 같은 것이었다.
당시의 관습은 오늘날 아랍여인들이 쓰는 챠드라 처럼
미혼녀는 물론이거니와 설혹 약혼을 한 여인이라도
결혼을 하기 전까지는 남편 앞에서는
면박으로 얼굴을 가리어 함부로 보지 못하게 하였는데
때문에 유대인들은 야곱의 이런 전례를 거울삼아
지금은 결혼 식장에서 신랑이 신부의 면박을 벗겨
반드시 신부의 얼굴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데
이것을 유대인들은 "베데켄"이라고 하였다.
아무튼 야곱의 첫번째 아내인 레아는 사나운 소 라는 의미인데 반해
야곱의 둘째 아내인 라헬이라는 이름은
암양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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