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7/골든벨

커피앤레인 2006. 6. 29. 10:47

 

14118

골든벨

 

 

 

금년 장마는

이름만 거창한지 연일 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늘 칙칙하고 불쾌한 기분을 쏱아뱉으며

언제쯤 장마가 걷힐까하고

원망어린 소리를 찌껄여대니까

지도 한 성질 한다고 그러는지

간밤에도 약간의 우기만 비출뿐

전혀 코 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아직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더위를 피하려면 아무래도 아침 출근 길을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 같았다.

 

 

 

 

 

신문을 대충 훑어보고

오늘 할 일들을 체크해 보았다.

미리 예약된 한 두사람을 제외하고는

오늘은 누구도 출입을 금지 시켜야 할 것 같았다.

전원주택 디자인 의뢰 받은지가

벌써 한달이 후딱 지나갔는데도

아직 스케취도 하지 못한체

머리속만 자꾸 어지럽혔다.

집 주인과

일차 미팅이라도 하려면

적어도 기초설계는 어느정도 완성이 되어야 할텐데

서분네 일에 미치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많이 갔나보다. 

 

 

 

 

 

간밤엔 오정민 여류화가 집들이 때 찍은 사진을 돌려줄 목적으로

올만에 강나루에 갔더니 정자와 둘이가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며

눈인사를 하였다.

둘이는 술만 취하면 잠이 오는지 하품을 자주 하였다.

 

 

정자는 한때 카페 주인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정자라는 이름때문인지 늘 술자리에만 오면 안주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언 넘은 그런 정자를 놀린다고 

 무정자 유정자 해사면서

벽에다 그림을 그려놓고

내꼬,,,,,,,,,,,,,,,,,,,,,,,,,,,,,,,,,라고

크게 써 붙여놓았다.

 

 

(떡 줄 넘은 생각도 않는데 지혼자 그지랄들 했다 ㅋㅋㅋ,,,,,,,,,,,,,,,,,,)

 

 

 

오화백하고

(60이 훨넘었어여 ,,,,,,야시꾸리한 눈으로 쳐다보지들마여  ㅋㅋㅋ)

올만에

간단하게 맥주나 한잔하자고 했는데

어느새 낌새를 챘는지

율관선생과 정학장과 오국장이

쳐들어와

점령군행세를 하며 테이블을 차지하였다.

 

 

오늘따라

율관선생은 통실통실한

정자가 맘에 드는지

합석을 하자더니

어느새 정(?)이 통했는지 둘이서 손을 꼬옥잡고 

찰떡 궁합처럼 닭살 애정을 과시했다.

 

 

 

율관선생은

서예대가중에 한분이신데

나이 칠순이 훨 넘었는데도

오데서 그런 정력이 솟아 나는지

아직도 손아귀에 힘이 가득하였다.

 

 

그 어른은

기억력도 멀쩡한지

꽁초 오상순 선생의 시를 한줄도 빠지지 않고

다 외웠는데

신혼초 첫날밤에

신부가 지르는 비명소리에

온 좌중을 자질러지게  웃게 만들었다.

 

 

아야....................................

아야....................................

하는 신부의 비명소리을 내 뱉으면서

 

 

 

고걸 그냥하면 맛이 없고

약간 뒤끝을 흐리면서

흐느끼듯이 해야한다나 우짠다나.................................ㅋㅋㅋㅋ

 

 

우쨌던 정자는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옆자리에 찰싹붙어가지고

오늘 마 늙은 신랑하고 결혼식이나 올리자고 해사면서 느스레를 떨었다.

 

 

늙은 신랑이라도 신랑은 좋은지

신랑(?)얼굴 한번 쳐다보고

우리 얼굴 한번 쳐다보더니 

온갖 교태를 다 부리며 사람들을 또 웃겼다.

 

 

술이 어느정도 거나해지자

잔치집에 그냥 올수있나 하면서

정학장이 양푼이를 가지고 와

부조를 내라고 졸랐다.

 

 

하는수 없이 지갑에서 만원짜리 한장 꺼내주었더니

이런 좋은 날에 축가가 없을 수 없다해사면서

기어이 한곡 뽑아라고 또 부추겼다.

 

 

그때까지 찰떡 궁합처럼 

손을 꼭 잡고 있던

늙은 신랑 신부(?)도

 덩달아 한곡 해보라고 보채는 바람에

에에,,,,,,,,,,,,,,,,,,,,,,,해사면서

못이기는 척하고 이정옥의 숨어우는 바람소리를

불렀더니

앙콜 숫콜 지랄콜해사면서

또 한곡 더 부르라고 야단법석들을 떨었다.

 

 

 

사람사는게 뭔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이런날도 다 추억으로 남겠지만

한순간이나마 웃고 떠들며 친한사람끼리

취중결혼식(?)도 올리니

한 여름밤도 마냥 있기가 부끄러운지

금새 지나가 버렸다.

 

 

원래

혼사(?)에는 돈 가지고 째째부리하게 놀면

판이 깨어지는법 이라.....................

어젠 통 큰 (?) 내가 골든 벨을 울렸다..................................히히히

 

 

(틀림없이 낼 아침에 눈을 뜨면 또 후회하겠지................만

 까지것 인생 한번 살지 두번 사나

못먹어도 고다 ........................................해사면서

남 장가(?)가는데 돈은 내가 내었다여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것 잘한짓이가 못한짓이가 ?

아무래도 아리쏭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