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9/마누라 보다 더 무서운 여자

커피앤레인 2006. 7. 1. 10:27

이 겨울 사진들은 소녀와 아줌마가 찍은 사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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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보다 더 무서운 여자

 

 

 

 

간밤에 한 스케취를 여직원에게 넘겨주고나니

오래동안 짓누르던 스트레쓰가 많이 날라가 버릴 것 같았다.

스스로 자화자찬인지는 몰라도 종이위에 그려진 이층 전원주택은

조경만 멋지게 하면 참 아름다울 것 같았다.

아직은 빈 공간이지만

베란다에 나와서 해질무렵 저녁 노을을 즐기며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는 정경을 연상해보았다.

 

 

좀  더 어둑어둑해지면 방마다 불이 켜지고

거실에도 산데리아가 빛을 발할 것이다.

그러면 한떼의 젊은이들이 집들이한다고

축가를 부르러 또 몰려올지도 모른다.

 

 

그제서야 노가다는

바깥에서 홀로 불켜진 창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자리를 떠날 것이다.

(그게 노가다 인생이었다)

 

 

아무튼  그런 광경이 익숙하다보니

언제나 혼자 있는 것이 오래동안 몸에 배었나보다.

 

 

그러나 저러나

도면을 쳐야하는데

아이가 (삼실에 15년째 근무하는 묵은디여 ......)

몬일이 있는지 아니면 토욜이라 또 늦잠을 자는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

 

 

23살에 들어와

 15년을 같이 한 솥밥을 먹고 살아서 그런지

요즘은 지가 더 큰소릴 쳤다.

어제도 무식한 인간들에게

무엇때문에 그렇게 온갖 정성을 다해서 일해주고는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느냐고 일장장훈시를 했다.

(이땐 지가 더 울 마누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