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백장미
우산을 챙기고 나왔지만
하늘을 쳐다보니 비가 와도 많이 올 날씨 같았다.
잔뜩 찌푸린게 금새라도 한바가지씩
물을 쏱아부어버릴 태세여서
조심스럽게 길을 걸었다.
전화를 걸어
어제 맡긴 도면이 다 되었는지 물었다.
한참후 여직원은 뭐라고 세설을 늘어 놓았다.
아침부터 말이 긴걸보아
투시도가 예상보다 매끄럽지 못한것 같았다.
암튼 수고했다하고 전화를 끊고
부산역 광장을 일부러 한바퀴 돌아 보다
어디론가 또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억제했 다.
출근시간이 조금 지나자 드디어 하늘에서 비가 쏱아지기 시작했다.
한데 누군가 서울서 차를 가지고 내려온다고 했다.
이 빗길에....................?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
이렇게 비가 쏱아지는 날은
시골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면 안성마춤인데 ....
면허를 빼앗긴 이후 부터는
그짓도 한동안 하지 못해 몹씨 답답했다.
오후엔 꽃집에 들려 흰장미라도 한다발 가득 사고 싶었다.
비오는 날 흰장미를 들고 거리를 배회하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았다.
굳이 로망을 찾기보다 내가 로망이 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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