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97/자식이 뭐라꼬

커피앤레인 2006. 7. 10. 13:48

이사진은 숲의 해설가 시인 김남숙님이 찍은 것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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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뭐라꼬

 

 

.

 

마눌이 올만에 전화를 했다.

방학중에

막내아들 턱교정을 시켰으면 하는데

부산대학 병원에 구강외과에 아는 사람 좀 없느냐고 물었다.

 

 

난데없는 일이라

산행중에 전화를 받았지만

그길로

연전에 대학병원 생리병동에서

과장으로 재직했던 오선생한테 물었더니

구강외과 쪽은 좀 낯이선지

그냥 순서대로 따라가는게 젤 좋을 것 같다고 대답을 하였다.

 

 

(아이고 뭣도 약에 쓸려면 없다더니 ...........................

요럴땐 꼭 사람이 아쉽다니깐 ........................)

 

 

 아무래도 인맥이 넓은

정학장에게 묻는게

젤이다싶어 딥다 그쪽으로 전화를 했더니

그 친구도

 부산대학병원쪽엔 인맥이 그리 시언찮는지

대답이 영 부실했다.

 

 

그래도 마눌이

명색이 신랑이라고 올만에 임무를 부여했는데

사나이 체면이 있지

아들내미 턱교정하는데

모르겠다고 하면

그라고도 사회생활하느냐 할꺼고

좀더 심하면

맨날 자랑하던 그 많던 팬들은 오데 다 갔느냐고

비아냥댈 것 같았다.

 

 

 

해서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친구인 한원장한테 전화를 했더니

-아이고 우얀일인데여 하고 지가 더 반가와했다.

 

 

내용인즉 사실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 했더니

오늘 오후라도 당장 지한테 아이를 데리고 와보란다.

 

 

일단 검사부터 해보고 지가 알아서 처리해줄테니

아무 걱정말라고 하고는

저거교회에 나오면 어떻겠느냐고 은근히 꼬셨다.

 

 

(아이고 이거 혹뗄려다가 혹부치게 생겼네 우야노,,,,

암튼 그건그렇고 ...................)

 

 

원래 닥터 한은 부산에서도 이름난 명의이었다.

칫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실력도 있고

인품도 그만그만이었다.

 

 

특히 아이들을 잘 봐

칫과에 가기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결코 울리는 법이 없었다.

 

 

오랜세월동안 맺은 인연도 있고 

또 너무 가깝다 보니

신세지기가 뭣해서 그냥 잊고 살았는데

아들내미 일이다보니

역시 이땐 염치도 고치도 없는지

그의 도움을 안받을 수가 없었다.

 

 

닥터 한은

서울대 치대를 나와 복음병원에서 오랫동안

치과과장으로 근무한 경력도 경력이지만 

 그의 병원을

 내가 디자인해준 인연으로 인해서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았다.

 

 

이렇게

대를 이어 또 인연을 맺으니

사람의 인연이란게 참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었다.

 

 

한껀 한김에

마눌한테 전화를 걸어

 한박사가 알아서 해줄꺼라했더니  

(마눌도 닥터 한을 잘 알았다)

 

 

올만에

그래도 신랑이라는인간이

 쓸만한데가 아직은 있어보이는지

남은 일을 잘 부탁한다고 하고

 그제사 안심이 되는듯

밥은 먹었느냐 

잘 있느냐

제대로 챙겨먹으라니해사면서

곱살스리 세설을 늘어놓았다.

 

 

 

(자식얘기할땐 밥먹었느냐 물어보지도 않더니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