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12/니홍고가 죠즈데스네

커피앤레인 2006. 7. 25. 10:05

이 사진은 인천 카리스호텔 히메지성(5f) 내부를 찍은 것이다.

15205

니홍고가 죠즈데스네

 

 

이른 아침 

 아름다운 새소리에 잠을 깬다는 건

너무나 멋진 장면이었다.

 

 

비둘기나 까치 소리도 아니고

더더구나 뻐국이 소리도 아니었는데

아마도 요근래에 듣지 못한

낯선 새가 어디서 날아왔는지

 

 

 

새는

한참동안 그렇게 저혼자 울다가

어디론가 또 훌쩍 날아가버렸다.

 

 

 

간밤엔 길 건너편에서  

그래픽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후배한테서 올만에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전화가 걸려왔다.

 

 

-우얀일이고

-그냥 선배님하고 저녁이나 한 그릇 먹고 싶어서예

-그래

 

 

워낙 그 친구하고는 노는 스탈이 달라서

별로 달갑지 않았는데

서울 출장갔다가  방금 내려왔다고 해서

마지못해 나갔더니

역시 그 버릇은 개 못주고 아직도

그대로 갖고 있는지

밥 한 그릇 먹는데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이리갈까 저리갈까하고 헤메였다.

 

 

 

조금만 가면 제김에 열불이 날것 같아

마 간단히 쇠주나 한잔하자하고

억지로 생탁집에 델고 갔더니

와 이런데도 있었습니꺼하고

역시 다르다 ....................는 듯이  

입이 허벌레하였다.

 

 

둘이서 조개탕하고 돼지 두루치기를

한 접시 시켰더니

 서비쓰가 한상 가득하였다.

전에는 고급 횟집이었다가

불황인데다가 손님도 들어올 생각을 안하자

집주인이 아예 5000원짜리 생탁집으로

고쳐버렸는데

그게 의외로 3-40대에 딱 들어 맞았는지

 길거리 까지

사람이 북적 거렸다.

 

 

 

쇠주를 한잔 쨩하고

올만이다하고 이런저런얘기를 하는데  

느닷없이

-선배님 조금만 있어보이소 하더니

어딘가 휴대폰을 딥따 때렸다.

 

 

-모하노

-가만 계시이소

-와 급한일이가

-아입니더 쪼매만 있으면 이쁜 뇨자가 한명 올겁니더

-이쁜 뇨자 ?

무슨 이쁜 뇨자

-일본애인데 선배님 보면 홀딱 할겁니더

-문디 자슥아이가

내가 모 뇨자한테 걸귀신이 들렸나

-그게 아니고예 ....................................

-그라믄

 

 

내용인즉 이번에 지가 맡은

CF에 모델로 쓴 일본 모델인데

그새 둘이서 눈이 맞았는지 

지딴에는 한참 열이 올라있는 중인가 보였다.

 

 

(니가 그러믄 그렇지 .......요넘의 자슥아 )

 

 

 

보아하니 이 넘아 자슥이

내가 일본말을 조금 할줄 안다하니

지 피알 좀 해달라고

 일부러 나를 부른 것 같았다.

 

 

(아이고,,,,,,,,,,,,,,,,,,,,,,,이런걸 후배라고  

지가  이득이 없으면 왜  날 부를꺼고 ............)

 

 

 

암튼 한 3-40분이 지나자

미끼인지 미꼬인지 긴 머리를 한

팔등신 미인이 나타났는데

일본애 치고는 꽤 잘생긴 편이었다.

 

 

근데

이게 또 보통 닭살이 아니었다.

 

 

만나자 마자 둘이서 쓰다듬으면서

좋아한다느니 우짜느니하면서

애교를 부렸는데 보아하니 가관이었다.

 

 

이 너마 자슥은

일본애 마음을 떠본다고

오까네(돈)도 없고 여기 있는 남자들 보다 지가 못생겼다고

엄살을 떨자  

요 년은

당신과 내마음이 통하면 됐지

그게 몬 상관이냐하고

당신은 바보라는둥  ...................

우리나라 60년대 순정영화같은 소릴 씨부렁거렸다.

 

 

(아이고 요걸 보고 있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참말로 내가 헷가닥했지

저걸 인간이라고 저녁을 같이 먹자고 나왔으니 ....................

암튼 그건 그렇고 ......)

 

 

 

-우찌와 도꼬 데스까 (집이 어디요 ?)

-주례 데스 (주례)

-아아................

-푸산와 하지메데 데스까 (부산은 처음입니까 )

-이에 ....니카이메 데스 (두번째 입니다 )

-니카이 (두번째 라..............)

해운대니 잇따고또가 아리마스까 (해운대는 가본적이 있나요 )

-이에 ......(아니오)

마다 잇따고또가 아리마셍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소오데스까 (그래요 )

비치가 돗떼모 키레이 데스 (해변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아아

아리가또  고자이 마스 (감사합니다)

 

 

어차피 들러리 선 김에

일본어나 열심히 연습하자하고

되도 않는말이지만 이말저말 썩어서 

 한참을 찌걸었더니 

 

-니홍고오 오죠-즈 데스네.(일본어를 잘 하시네요)

 

하고

칭찬인지 욕인지 뭐라 또 씨부렁거렸다.

 

 

일본산 샷보르 캔맥주가 먹고 싶다하여

한개만 구할 수 있나 하고 주인에게 부탁했더니

캔 하나에 만원이라고 하였다.

 

(아이고 내돈 .......................

수업료 톡톡히 내었네 저 너마 때문에 ㅋㅋㅋㅋ)

 

 

암튼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그래도 배운 도둑질 오데 안간다더니

한 두마디라도 씨부렁 거릴 수 있어

그나마 공부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