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10/쿠바산 시가

커피앤레인 2006. 7. 23. 16:47

오래전에 디자인한  coffee shop 미엘 입구이다

15140

 

쿠바산 시가

 

 

일요일이고 해서

올만에 잠이 나 실컷 자보자하고

작심을 해서 그런지

생리작용으로 일어난 것 외엔  

장장 12시간을 꼼작도 안하고 잔 것 같았다.

 

 

 

시계를 보니

오후 한시가 훨 넘었다.

배가 하도 출출해서

얼마전에 강나루 목여사가 준

삶은 감자 생각이 나서 

 냉장고를 열고  꺼내었더니

색깔이 약간 포르스럼했다.

이거 상한 것 아니야?

 

 

몇날 며칠동안 그냥 내버려둬서 그런지

아무래도 먹기가 좀 찜찜했다.

숟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아래 쪽을

파 보았더니 별 이상은 없어보였지만

그래도 뭔가 기분이 떨뜨럼해서 이럴땐 과감히 버리는게 상수다 하고

음식쓰레기통에 갖다버렸는데

왠 날파리들이 그리 많은지 아줌마가 집 청소를 제대로 안한건지

장마철이라 하루만 놔둬도 그런지 알수는 없었지만

아무튼 경상도 말로 좀 끼꿈했다.

 

 

잠시 얼굴만 훔치고 삼실에 들려 커피를 한잔 마신 뒤 

오랜만에 바닷가로 갈까  산으로 갈까 하고 고민하다

카메라부터 챙기면서  담배를 한대 쓸적 물었더니

기분이 새,,,,,,,,,,,,,,,,,한게 정말 쨩이었다.

 

 

 

 

언제였던가?

언 넘인지 언 뇬인지는 몰라도 

새벽부터 누군가 담배를 피우면  

찾아가서라도 죽이고 싶었지만

정작 내가 피울때는

왜 그 맛이 그리 좋은지 알수가  없었다. 

 

 

 

하긴 밤새 디자인에 골몰하다보면

커피만 기계처럼 마실 수는 없었다.

그럴 땐 담배를 한대씩 입에 물었는데 

기분이 그렇게 편안하고 느낌 또한 알싸했다.

 

 

 

예전에는 시가를 오데서 그렇게 흘러 나왔는지

아무데서나 잘 사서  피웠는데

요즘은 구하기도 힘들뿐만아니라

좀 괜찮은 것은 한대 3000원이나 했다.

 

 

 

마침 무슨 심사가 있었던지 동대 미대 학장이었던

백교수가 술이 거나하게  취한체 

 쿠바산이라고 기어이  한대 피워보라해서 권했다.

해서 잠시 입에 대어봤더니 영낙없는 초코렛 맛이었다.

 

 

(아이고 이렇게 좋은 것도 있었나 .

이래서

헤밍웨이가 쿠바산 시가를 그렇게 좋아했나부다  ...............................

뭘알아야 면장을 하지.................)

 

 

역시 쿠바산 시가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연기가 자욱한게 담배냄새보다

초코렛 냄새만 더 등천을 했다.

째즈만 있으면 영낙없는 하바나인데...................

-그나저나 이 한대가 얼마예요?

-8000원입니다.

-에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