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인천 카리스호텔 히메지성(5f) 내부를 찍은 것이다.
니홍고가 죠즈데스네
이른 아침
아름다운 새소리에 잠을 깬다는 건
너무나 멋진 장면이었다.
비둘기나 까치 소리도 아니고
더더구나 뻐국이 소리도 아니었는데
아마도 요근래에 듣지 못한
낯선 새가 어디서 날아왔는지
새는
한참동안 그렇게 저혼자 울다가
어디론가 또 훌쩍 날아가버렸다.
간밤엔 길 건너편에서
그래픽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후배한테서 올만에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전화가 걸려왔다.
-우얀일이고
-그냥 선배님하고 저녁이나 한 그릇 먹고 싶어서예
-그래
워낙 그 친구하고는 노는 스탈이 달라서
별로 달갑지 않았는데
서울 출장갔다가 방금 내려왔다고 해서
마지못해 나갔더니
역시 그 버릇은 개 못주고 아직도
그대로 갖고 있는지
밥 한 그릇 먹는데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이리갈까 저리갈까하고 헤메였다.
조금만 가면 제김에 열불이 날것 같아
마 간단히 쇠주나 한잔하자하고
억지로 생탁집에 델고 갔더니
와 이런데도 있었습니꺼하고
역시 다르다 ....................는 듯이
입이 허벌레하였다.
둘이서 조개탕하고 돼지 두루치기를
한 접시 시켰더니
서비쓰가 한상 가득하였다.
전에는 고급 횟집이었다가
불황인데다가 손님도 들어올 생각을 안하자
집주인이 아예 5000원짜리 생탁집으로
고쳐버렸는데
그게 의외로 3-40대에 딱 들어 맞았는지
길거리 까지
사람이 북적 거렸다.
쇠주를 한잔 쨩하고
올만이다하고 이런저런얘기를 하는데
느닷없이
-선배님 조금만 있어보이소 하더니
어딘가 휴대폰을 딥따 때렸다.
-모하노
-가만 계시이소
-와 급한일이가
-아입니더 쪼매만 있으면 이쁜 뇨자가 한명 올겁니더
-이쁜 뇨자 ?
무슨 이쁜 뇨자
-일본애인데 선배님 보면 홀딱 할겁니더
-문디 자슥아이가
내가 모 뇨자한테 걸귀신이 들렸나
-그게 아니고예 ....................................
-그라믄
내용인즉 이번에 지가 맡은
CF에 모델로 쓴 일본 모델인데
그새 둘이서 눈이 맞았는지
지딴에는 한참 열이 올라있는 중인가 보였다.
(니가 그러믄 그렇지 .......요넘의 자슥아 )
보아하니 이 넘아 자슥이
내가 일본말을 조금 할줄 안다하니
지 피알 좀 해달라고
일부러 나를 부른 것 같았다.
(아이고,,,,,,,,,,,,,,,,,,,,,,,이런걸 후배라고
지가 이득이 없으면 왜 날 부를꺼고 ............)
암튼 한 3-40분이 지나자
미끼인지 미꼬인지 긴 머리를 한
팔등신 미인이 나타났는데
일본애 치고는 꽤 잘생긴 편이었다.
근데
이게 또 보통 닭살이 아니었다.
만나자 마자 둘이서 쓰다듬으면서
좋아한다느니 우짜느니하면서
애교를 부렸는데 보아하니 가관이었다.
이 너마 자슥은
일본애 마음을 떠본다고
오까네(돈)도 없고 여기 있는 남자들 보다 지가 못생겼다고
엄살을 떨자
요 년은
당신과 내마음이 통하면 됐지
그게 몬 상관이냐하고
당신은 바보라는둥 ...................
우리나라 60년대 순정영화같은 소릴 씨부렁거렸다.
(아이고 요걸 보고 있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참말로 내가 헷가닥했지
저걸 인간이라고 저녁을 같이 먹자고 나왔으니 ....................
암튼 그건 그렇고 ......)
-우찌와 도꼬 데스까 (집이 어디요 ?)
-주례 데스 (주례)
-아아................
-푸산와 하지메데 데스까 (부산은 처음입니까 )
-이에 ....니카이메 데스 (두번째 입니다 )
-니카이 (두번째 라..............)
해운대니 잇따고또가 아리마스까 (해운대는 가본적이 있나요 )
-이에 ......(아니오)
마다 잇따고또가 아리마셍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소오데스까 (그래요 )
비치가 돗떼모 키레이 데스 (해변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아아
아리가또 고자이 마스 (감사합니다)
어차피 들러리 선 김에
일본어나 열심히 연습하자하고
되도 않는말이지만 이말저말 썩어서
한참을 찌걸었더니
-니홍고오 오죠-즈 데스네.(일본어를 잘 하시네요)
하고
칭찬인지 욕인지 뭐라 또 씨부렁거렸다.
일본산 샷보르 캔맥주가 먹고 싶다하여
한개만 구할 수 있나 하고 주인에게 부탁했더니
캔 하나에 만원이라고 하였다.
(아이고 내돈 .......................
수업료 톡톡히 내었네 저 너마 때문에 ㅋㅋㅋㅋ)
암튼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그래도 배운 도둑질 오데 안간다더니
한 두마디라도 씨부렁 거릴 수 있어
그나마 공부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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