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08/인륜지 대사

커피앤레인 2006. 7. 21. 10:13

 

15052

 

 

인륜지 대사

 

 

아직 이른 시각인데 ............누구지?

절친하게 지내는 친구 아내였다.

 

 

며칠전에도 급한 일로 상의를 하고 싶다하여

잠시시간을 내었더니 딸이 갑자기 시집을

가려고 하는데 우짜믄 좋습니꺼,,,,,,,,,,,,,,,,,,,,하고

상담을  하였다.

 

 

 

아이고 그것 참 좋은 일이네여 ,,,,,,,,,,,,,,,,,,,,,,,,,

 남의 혼사지만 우쨌던 감축드립니다하고 했더니

친구아내는 그게 아닌지 얼굴이 자못 심각하였다.

 

 

-왜 신랑이 맘에 안듭니까?아니면

-직장이 시언찮습니까 ? 그것도 아니면

-사고를  쳤습니까 ?

하고 별별게 다 궁금했지만 꾹 참고

 

 

-모가 문제데요 ?

하고 물었더니

엉뚱하게도

요즘 혼수장만을 어떻게 해가야하느냐고 물었다.

 

 

(시상에 여자도 아니고

내가 그걸 우찌 아노

아직 아아,,,,,,,,,,,,,,,,,,,,,,들 장가도 하나도 안보낸 내가 ....................

 

 

참말로 난감이로소이다.

그래도 친구아내는 내가 세상경험이 좀 많다고 물은가본데

이런 집구석이있나................................)

 

 

-그래 얼마 나 예상합니까 ?

-울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

언 뇬은 1억이라고 하고

언 뇬은 5천만원이라고 해서

내가 지금 정신이 없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렇게 많이 듭니꺼 ?

-그건 많이드는것도 아니라네예

-그래예 ?

 

-내생각엔

그런소리 듣지말고 형편대로 간소하게 했으면 하는데  

-저도 그라고 싶지만  집안이 집안이라

-집안이 어때서여 ?

 

 

 

-쪼매 명망이 있는가 본데 신랑엄마 눈치가 자꾸 보이네예  

상견례하는데 말은 쉽게 하는데

시언찮게 해갔다가는 울애가 눈치를 받을것 같아서 ,,,,,

영기분이 찜찜합니더

내가 우찌해서 키운 앤데 ,,,,,,,,,,,,,,,,,,,,,,,,,,그렇게 보내노  싶기도 하고

해사면서

눈물을 찔끔 거렸다.

 

(아이고 이걸 우짜노,,,,,,,,,,,,,,,,)

 

 

 

친구네는

사실 수십년동안 한 형제같이 오고갈 정도로

집안이 친했기때문에 

 서로 흉허물이 없는 터인데

몬 일이 있는지 그 집은 남편이 오래동안 출타중이라

자주는 아니지만

애들문제로  한번씩 어려운일이 있으면 조언을 구했는데

이건 아무리봐도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성질이 아니었다.

 

 

(그리고 혼수 장만에 1억이라 .....................................면

나 같은 사람은

그게 먼 씨나라 까먹는 일이고 할 판인데

 

 

이게 바로 울 옆집 얘기라니.....................

 

..

그라믄 울 아들은 우째야하노 ?앞으로?. .....)

 

 

-그래 저집에서는 모라하는데여 ...하고

은근히 물었더니

-말로는 그냥 대충해 보내라 하는데

그 대충이라는게 다들 그 정도라니까 어짜믄 좋습니꺼......

 

 

-돈은 있능교

-돈만 있으면 몬 걱정 하겠습니꺼

-그럼 .....................거두절미하고

옛말에 볍새 황새 따라가려면 가랭이 찢어진다고

그집 형편에 맞게 보내이소,,,,,,,,

 

 

원래 예물이란게 아무리 많이해가도 욕심을 부릴려면

밑도 끝도 없고

또 흉을 보려면 그것도 밑도 끝도 없는 법이니

그냥 간소하게 합시다하고 형편대로 하이소......

했더니

 

 

-결혼을 물리면 안될까요 ..............................하고 되레 물었다.

 

 

(아 ,,,,,,,,,,,,,,,,,,,,,이게 핵심이구나  )

 

 

-와 신랑이 마음에 안드는가요

-그건아니고 형편이 그러니 맘이 자꾸걸려서 ....그렇지예

 

 

-그럼 눈 딱 감고 지 짝 났을때 모른척하고 그냥 보내이소

그러다가 혼기놓치면 두고두고 딸애한테 상처주니까

너무 부하게도 말고 너무 가난하게도말고

 

 

결혼식장비용까지 모두 2천만원에 맞추자고 저쪽하고

마지막으로 의논해보고

애가 탐나서 그래라도 하자하면 하고

아니라하면 마 너거하고는 혼사 안할란다하고

관두이소 했더니

 

 

그것도 몬 조언이라고

그나마 다소 위로가 되었는지

 

 

오늘 저녁에 신랑을 집으로 부른다 했는데

그새 말이 잘 되었는지

9월9일 bexco에서 결혼식을 한다고 청첩장을

찍으러 나온다고 또 전화를 했다.

 

 

 

역시 혼사는 인륜지 대사인지

바쁘기는 바쁜가보다.

 

 

그나저나 울 아들도 어느날 갑자기

장가간다고 저거 여친을 델고 오면  우야노 ..........................

대학만 보내주면 되는줄 알았더니

고게 아닌가베 .....................................................

아이고 모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