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46/ 낙엽은 지는데

커피앤레인 2006. 8. 3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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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은 지는데

 

 

모닝콜이 요란스럽게 울려댔는데도

방금 엔돌핀나이트에서 나온 일행들은 새벽 4시도 아랑곳하지않고

또다시 사람을 해변가로 끌고갔다. 

 

 

한데 히늘도 아는지 비가 부실 부실 내렸다.

손바닥만한 백사장에 앉아

행님아 .....아우야해사면서

억척스럽게도 송별연을 이어가며

우리가 남이가 했는데 ....................

그라믄 저 여자들은 우이되노

제수가 ?처수가 ?

 

 

 

아이고 이 놈의 정이몬지 .......

 

 

한달여 동안 식사를 대먹던 소나무집 여주인이

문어를 사놓고 송별회를 한답시고

상을 차리고 기다리고 있다고 폰을 때렸다.

 

 

처음엔 그저 몇이서 쇠주나 한잔하자고 하고 시작한건데

점점 분위기가  무르익자 부인네들도 오고 나중에는

죽이 통했는지 야밤인데도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술병이 몇병째 오가자 안주도 문어에서 닭 똥집으로 옮겨가더니

나중엔 이 밤에 가무가 없을 수 없다면서 

 노래나 한 곡들 하자면서 예의 그 엔돌핀 나이트로 사람을 끌고갔다.

 

 

엔돌핀 나이트는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지

여종업원들만 오골오골 모여 있었다.

텅빈 스테이지를 보자마자 아줌마들이  야 우리 차지라 싶은지

앉자마자 노래부터 신청하였다.

(좌우지간 다한민국 아줌마들 대단해여)

 

 

 

다들 한 곡씩 적어 밴드마스타에게 전하고는

노래순서는 이 몸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우기는바람에

빼는 것도 촌스럽고해서

자진해서 신고하자는 심정으로 그냥 무대에 뛰어나가 마이크를 잡았더니

여기저기서 어불린다해사면서 야지를 실실 넣었다

(문디 같은 인간들 ............................ㅋㅋㅋㅋㅋ)

 

 

아마도 이 놈의  노래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감을 잡고 난뒤 저거가 할 거라고

박박 우기는모양인데  에라이 문둥아.................그라믄 함 해보자

누가 죽던지 말던지 하고 아예 처음부터 18번부터 불렀더니

또 야단법석이었다.

 

 

노래는 원래 좀 뜸을 들이고 18번을 해야하는

오늘밤은 이쁜 여자들도 있겠다 술도 거나하게 한잔했겠다

기 안죽으려고 낙엽은 지는데 ...............................라는

내 전가의 보도를 시작부터 꺼내었더니

언놈이 처음부터 무드깔아 사람 죽일 일 있느냐하는 놈 

목소리 쥑인다 하는 년 암튼  또지랄 염병이었다.

 

 

 한데 한 곡을  다 끝내고 스테이지를 쳐다보니  

서로 뒤엉켜 춤을 추며 부라보를 외치는 놈

앵콜하며 신랑 눈치를 실실봐가면서

손을 잡는 년,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지들도 이 놈따라 한곡씩 다 하고나서는

아무래도 이 놈이 젤 났다면서

또 한 곡하라 떠밀어서

밴드마스타에게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고는  

내가 제일 즐겨부르고 좋아하는

긴머리 소녀를 불렀는데 ................................

 

 

아이고마

그때까지 신랑의눈치 보느라 꿈적도 않던 봉선네가

살살춤인지 뭔지 추는데 하마트면 기절초풍할뻔했다.

오데서 저런 끼가 숨어있었는지 .........................

암튼 침이 꼴깍 꼴깍 넘어갔다.

 

 

그녀는 춤을 추면서도 연방 엄지손가락을 치겨세우며

은밀한 신호를 보냈다.

(오잉! 

이러다가 내 마자죽는건 아이가)

 

 

섭섭다고 쭁파티한다고 모였는데 진짜 쭁하면 우야겠노 싶어

얼른 무대를 옮기자고 했더니지들도 분위기가 심상찮은걸 눈치를 챘나보다. 

바깥을 나오니 봉선네가 노골적으로 와 건축했노/

성악가하지........ 목소리가 너무 좋다면서

애교를 떨며 또 착 달라붙었다.

 

 

(아이고 이 일을 우짜능교

얼라 아부지요..................................

보통 일이 아닐세 )

 

 

술에 취한걸까? 분위기에 취한걸까?

천방지축도 모른채  그네에서 부터 시작해서

고향의 노래까지 가곡을  목청껏 뽑았더니  

지금 몇신데 이라노하고 .............................

요 넘의 휴대폰이 눈치도 없이 그새 모닝콜을 또 알렸다.

 

 

 

(아이고.우야노!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뿌렸나?)

 

 

때마침 하늘에서는  이 놈의 이별이 아쉬운지  

가랑비를 이따금 뿌려주었는데 

효정자매가 잔치집에서 송별회하자며 상 차려놓겠다고 문자부터 때렸다.

(아이고.어무이요. 이 인기는 우짜믄 좋겠습니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