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65/ 물 새는걸 잡아라

커피앤레인 2006. 9. 1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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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새는걸 잡아라

 

 

 

 

 

원경이는 집을 리모델링 한 다음

동판으로 누가 디자인했다는 걸 꼭 붙여달라고 하였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짓는 집이나 디자인 한 샾은

Disigned by J.I.WOO라는 동판을 입구에 새겨주었는데

구상은 20년전에 했지만 실제로 실천에 옮긴것은

불과 2년전 인천 카리스호텔 히메지 성을 디자인하고 부터였다.

 

 

 

 

아침일찍 모텔문을 나서는데 청소하는 아줌마가 방금 출근을 했는지

에레베이트에서 내렸다.

보통은 그냥 모른척하고 지나쳤지만 어제 저녁부터 욕실 불이 오지 않아

아줌마에게 수리를 부탁하였더니 이리저리 둘러본 다음

사장님에게 보고해서 고쳐주겠다고 하였다..

 

 

 

원경이네 집은 어제 부터 철거를 시작하였다.

보기싫은 몰딩과 걸레받이와 문틀부터 먼저 뜯어내고 난 뒤 욕실을 드러내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아래층에서 물이 샌다고 불평을 하는 바람에

원경이는 이사온 후 한 번인가 두 번인가 샤워를 한 뒤로는

욕조를 한 번도 쓰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원래 욕실작업을 하려면 함마드릴이나 정을 사용해야 하기때문에

그 소리가 굉장했다.

때문에 가능하다면 일하는 사람들이 타일만 대충 뜯어내고

그위에  방수를 하였는데그게 영 눈에 거슬려 어젠 꼼꼼하게 방수층까지

모두 걷어내라고 지시하였다. 

순간. 일꾼들이 여기도 요상한 인간이 있는가베.하고 생각했는지

한참동안 사람을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타일만 걷어내고 그아래 떡밥처럼 붙은 몰탈층을 걷어내지 않으면

배관이 녹이 쓸어 물이 새도 잘 잡히지 않았다.

한데 이 놈의 한 고집이 요행히도 원경이네 집 물새는 원인을 찾아내어 무척 다행이었다.

그나마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바람에 벽속에 감추인 배관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

그렇지 않았다면 금년겨울에도 원경이는 샤워도 못하고 살 뻔하였다.

사실 말이쉬워그렇지 방수층까지  걷어내려면 소음이 장난이 아니었다.

게다가 먼지도 한 승질하였다.

다행히도 이웃이 좋은 것인지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으시고

귀를 막아주셨는지 아무도 찾아오진 않았다.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었다.

 

 

 

 

특히 이런 일을 할땐 무엇보다 일꾼들 비위를

실실 잘 맞추어줘야했다.

해서,어젠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슈퍼랑 시장이랑 돌아다니며

개발에 땀나듯이 그들이 원하는걸 다 사주었더니 

저거도 양심이 있는지 그 먼지 구덩이 속에서도

나 못하요 하고......한 놈도  달아나지 않았다.

 

 

 

오늘은 어제 걷어내었던 것 중 일부 남은 것을 걷어내고

오후엔 배관을 고친다음

시간이 허락하면 방수와  전기배선을 손보려고 하는데

문제는 목수작업을 준비하기 위하여 석고보드와 MDF 같은 목자재를

어떻게 13층까지 올리느냐하는게 골머리였다.

 

 

에레베이트를 이용하면 좋겠지만 다중의 사람이 사용하는 곳이라

그것도 그리 쉬운일은 아니었다.

하다하다 않되면 힘이들어도 계단을 이용해야할 것 같은데

이래저래 땀깨나 좀 흘릴 것 같았다.

그보다 더 큰 고민은 이웃사람들이

집수리 하는데 무슨 자재를 저리도 많이 올리나 ?할까봐

그게 또 신경이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