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61/ 동판에 새겨진 이름

커피앤레인 2006. 9. 1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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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판에 새겨진 이름

 

 

 

 

올만에 잠을 충분히 잔 것 같았다.

전날밤 2시간정도 밖에 못잔 탓인지

어제 아침엔 몹씨 졸렸는데

오늘은 샤워를 해도 그렇고

길을 걸어도 기분이 상쾌했다.

 

홈 플러스에 들려

작은 스케취북을 하나 사고

분당에 있는 친구한테 폰을 때려

점심이나 같이하자 했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였다.

 

 

 

카리스호텔은 여전했다.

아침에도 잠시 그 옆을 스쳐지나가며

힐끗 5층을 쳐다 보았다.

가을이라 그런지 예전에 심어놓은 벚나무가지에도

가을빛이 완연했다.

어제 밤엔 리모델링 관계로 원경이를 데리고

5층 히메지성을 안내했다.

굳이 내가 만든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지만 '

일이란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했다.

더우기 내가 만든 작품이지만 나도 여지껏 한번도 거길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호기심도 어느정도 발동했다.

 

 

분위기는 다시봐도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깔끔하고 멋스러워보였다.

밤이라 정원을 자세히 볼수 없는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원경이 눈에도 아름다운가 보다.

무척 예쁘다고 했다. 

 

 

메뉴판에는 이것저것 골라 먹을 수 있었지만

정작 저녁엔 낮과 서빙하는게 다른지

주로 회를 중심으로 메뉴가 짜여져있었다.

이왕에 온 것  내가 쏠게하고 특별메뉴를 주문했더니

일인당 6만원이라고 했다.

 

 

아무튼 분위기도 있고해서

백세주 한병을 갖고 두 사람이 나눠마셨는데

서빙하는여인이 끊임없이 들락날락 하면서

신선한 생선이랑 전복이랑 버섯이랑

올갱이를 가져다 줘 나중엔

배가 불러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5층 엘레베이트 입구엔

내가 그려준 히메지성 그림이 동판으로 새겨진체로

그대로 붙어 있었다.

그 그림 아래쪽엔 친필로 싸인한

designed by j. i. woo 라는 이니셜이 더욱 또렷하게 주인을 반겼다.

 

이것 내가 그린거다하며 손가락으로 동판을 가리켰더니

원경인 한참동안 동판을 쳐다보더니 말없이 싱긋 웃으며

 엄지 손가락을 치겨세웠다.

 

 

풀벌레 소릴 뒤로 하고 다음날 보자하고 

숙소로 돌아오니

간밤에 한 숨도 못자서 그런지

아니면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12시가 채 안되었는데도

잠이 비오듯이  쏱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