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60/ 소파에 기대어

커피앤레인 2006. 9. 14. 08:41

소파에 기대어

 

 

낯선 곳이라 그런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늘 외지로 돌아다니면서도

어제 밤은 여러모로 깊은 상념이 머리를 어지렵혔다.

이따금 풀벌레 소리가 들렸고

산등선너머로 멀리 반달이 유난히도 밝게 보였다.

새벽기도 시간인가보다.

바로 발아래에 교회 종탑이 보였다.

 교회종탑도 어느듯 패션시대에 접어든것인지  

외형이 매우 특이하였다.

마치 광야의 불기둥처럼

종탑 전체가 주광색으로 가득하였다.

아마도 새벽기도회를 알리기 위하여

특별히 불을 밝혔나보다.

그러고보니 새벽기도회 안간지도 꽤 오래된 것 같았다.

 

 

장거리 여행때문만은 아닐텐데도

잠을 너무 설쳐서 그런지 약간은 피곤했다.

하긴 올만에 기차를 두고 내륙으로만 달리는 버스를 타고

여행 아닌 여행을 하였으니......................

이따금 차창너머로 황금색 물결과 배나무도 보였다.

아직 수확을 하지 않았는지

봉지채로 나무에 매달려있는게 특히 눈에 띄었다.

 

 

충주 문경 여주 이천을 거쳐

인천에 도착했을때는 밤이 제법 이슥했다.

건너편 아울렛에서는 무슨 세일기간인지

사람들이 연방 들어갔다 나왔다.

인근 토담집에서 동동주랑 청국장이랑 묵을 시키고는

원경이와 인테리어에 관하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새벽 2시가 넘었다.

 

 

일을 한다는 건 여전히 즐거운 일이지만

그만큼 긴장도 만만찮았다.

상대의 기대치 이상으로 만다는게 말처럼 그렇게 쉬운건 아니었다.

하지만 좋은 작품을 남긴다는건 사람을 늘 행복하게했다.

모텔로 돌아가려다 어차피 3-4시간 후면  다시 나와야하는데..............

여주인은 안방으로 가고 

혼자 쇼파에 기대어 잠시 눈을 붙였는데  그새 또 날이 밝았나보다.

교회 종탑이 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