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53/ 우야든지 잘 살아보자이

커피앤레인 2006. 9. 7. 12:02

 

17034

 

우야든지 잘 살아보자이

 

 

 

누군가 잠을 깨웠다.

오늘은 일찍 일어나봐야 별 볼일도 없는데.............

 가을하늘이 너무 맑고 청명하니

어디론가 가고 싶은 모양이었다.

한데, 우야노 난 열쇠도 없는데.....................

 

 

 

 

후배는 아직 오지 않았다,

간밤에 그토록 일찍 사무실 문을 좀 열어두라했는데

지도 늦잠을 잤는지 여태 오지 않았다.

 

 

근처 슈퍼마켓에 가서 팹시콜라를 하나 사먹었더니

뱃속이 알싸한게 기분이 좋았다.

이른 아침부터 콜라를 마시는 날은 그 전날 영낙없이 소주병을 많이 마셨다는

증거였다.

삼십분 뒤 후배는 삼실 문을 열어두었으니 이제 들어가도 된다고 휴대폰을 때리고는

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사달은 저녁무렵 인천에 사는 원경이한테서 전화를 받고 부터였다.

자기가 사는 아파트 리모델링 스케취한 것이 보고싶다며 

급히 팩스를 하나 보내달라고 했다. 

한데 울삼실 팩스가 고장이 나

부랴부랴 다른 사무실 팩스기계를 이용하려고 급히 나오다보니

아뿔사. 책상 위에 열쇠뭉치를 놓아둔 것도 모르고 그냥 문을 잠가버렸다.

아이고 이걸 우야노...........

웃도리도 지갑도 다 놓아둔체 슬리퍼만 신고 밖을 나왔는데 ..............

하지만 정신을 차렸을땐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다.

일단 팩스를 보낸 뒤 종호네 가게에(누리에 ) 들려 시간이나 좀 때울가하고 들어갔더니

송제 이상개 선생과 원무현 시인이 방금 저녁을 먹고

맥주나 한잔 하고 싶어 들렸다며 앉아있었다.

 

 

어차피 오늘 밤은

비 맞은 중 신세인데  잘 되었다하고

꼽싸리 끼어 놀다가 며칠전 원 시인이 우찌우찌하여

내 블로그에 들어왔단다.

해서 그게 너무 신통망통해서

그 경위를 알아봤더니 이게 예사 일이 아니었다.

 

 

 

그날 따라 이 놈이 쪼매 보고싶어 네이버에다 이름을 쳐 넣고

엔터를 팍 때렸더니 아이고메!

뭐가 줄줄이 사탕처럼 쫙 나오는데

건축하는 누구누구가 지금 사이버에서

몬 짓거리를 하고 있다고  다 일러주더라나

 

 

(아이고! 이게 뭔 일이여 ..................

난 또 여기서 놀면 그냥 노는줄만 알았지

고로콤 다 까발려질줄은 몰랐잖아

세상에, 세상에,이 일을 우야믄 좋노? )

정말 무서븐 세상이었다.

 

 

잠은 자야겠고 염치코치 불구하고 밤늦게 주인집 아짐씨한테 전화를 걸어

나 오늘 열쇠를 잃어버려 노숙자하고 놀아야 되겠습니다. 했더니

이 놈의 혀가 제법 꼬부라진줄 알았는지

문 열어놓을테니 걱정하지말고

언제든지 오세요하며 애교를 실실 떨었다.

 

 

 

아이고! 요땐 왜 가슴이 또 두근반 세근반하는지................

 

아무튼 요놈의 가슴은 뭔 게이지를 달아두었는지

순간순간 제 기분에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다가

조금이라도 제 기분 나쁘면 날 잡아먹으라는 듯이 꼼짝도 안하고 심통만 냅다 부렸다.

 

(해서,가슴아 가슴아

니캉 내캉 몬 웬쑤 진 일도 없는데

우야든지 우리 함 잘 살아보자이....하고 오늘밤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