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아름다운건
꽃이 아름다운건 사람이 외롭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인천을 떠나기전에 석무도라도 가고 싶었는데
그동안 누적된 피로 때문인지 일찍 일어나는게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원경이도 진이 빠졌나보다.
몸살끼가 온다며 낮엔 링게르라도 한대 맞아야 할 것 같다고 전화를 하였다.
해가 중천에 떠있을 시각에 뻔뻔스러울 정도로 허 멀건 얼굴로
모텔문을 나서면서
아마도 오늘밤은 오지 않을지도 모르니 방을 치워라고 이야기 하였더니
배가 태산 만큼 부른 젊은 여인네가 지 어미한테 그렇게 전하겠다하고는
얼른 고개를 돌려버렸다.
하기사 이바닥에선 얼굴을 빤히 마주보는것도 실례일게다.
막 길을 나서는데 언 놈이 컵 라면을 싸들고
모텔 안으로 들어왔다.
아무래도 아침부터 한 판을 벌일 차림인가본데
남여란 엉키고 보면 다 부질 없는데도
못 만나서 미치고 만나서 미치고
헤어져서 또 미치는 걸 보면
사랑이란 병주고 약주는 존재같았다.
아무튼 가을도 깊어가는데
산사의 도해스님은 여전히 잘 계시는지......................
때로는 그가 한없이 부럽기도 하였다.
물소리 새소리 들으면서 따뜻한 콩밥에
잘 익은 김치하나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걸 보면
때로는 그가 사는 삶이 더 소중해보였다.
.
하긴
가을이 저만치 가고나면
.........................................
언제가 우리도 낙엽이 되어
가을이 되겠지
우린 여전히 윤회하듯이
그렇게 방랑자가 되어
어디론가 훌훌 떠나겠지.
오늘은 유난히도 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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