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84/ 꽃이 아름다운건

커피앤레인 2006. 10. 11. 14:47

 

18151

꽃이 아름다운건

 

 

 

 

꽃이 아름다운건 사람이 외롭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인천을 떠나기전에 석무도라도 가고 싶었는데

그동안 누적된 피로 때문인지 일찍 일어나는게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원경이도 진이 빠졌나보다.

몸살끼가 온다며 낮엔 링게르라도 한대 맞아야 할 것 같다고 전화를 하였다.

 

 

 

해가 중천에 떠있을 시각에 뻔뻔스러울 정도로 허 멀건 얼굴로

모텔문을 나서면서

아마도 오늘밤은 오지 않을지도 모르니 방을 치워라고 이야기  하였더니

배가 태산 만큼 부른 젊은 여인네가 지 어미한테 그렇게 전하겠다하고는

얼른 고개를 돌려버렸다.

 

 

하기사 이바닥에선 얼굴을 빤히 마주보는것도 실례일게다.

막 길을 나서는데 언 놈이 컵 라면을 싸들고

모텔 안으로 들어왔다.

아무래도 아침부터 한 판을 벌일 차림인가본데

남여란 엉키고 보면 다 부질 없는데도

못 만나서 미치고 만나서  미치고

헤어져서 또 미치는 걸 보면

사랑이란 병주고 약주는 존재같았다.

 

 

 

아무튼 가을도 깊어가는데

산사의 도해스님은 여전히 잘 계시는지......................

때로는 그가 한없이 부럽기도 하였다.

물소리 새소리 들으면서 따뜻한 콩밥에

잘 익은 김치하나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걸 보면

때로는 그가 사는 삶이 더 소중해보였다. 

.

 

 

 

하긴

가을이 저만치  가고나면

.........................................

언제가 우리도 낙엽이 되어

가을이 되겠지

 

 

우린 여전히 윤회하듯이

그렇게 방랑자가 되어  

어디론가 훌훌 떠나겠지. 

 

 

 

오늘은 유난히도 꽃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