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211/생일인줄도 모르고

커피앤레인 2006. 11. 7. 10:15

 

19122

생일인줄도 모르고

 

 

 

 

바람이 제법 세찼다.

간밤에 내린 비로 도시는 한결 깨끗했다.

엊그저께가 가을이더니 벌써 겨울이 들어섰나보다.

찬공기가 심상찮게 온몸을 휘감았다.

간밤엔 잠을 못 잘 정도로 밤새 앓았다.

피로가 겹쳤는지 이빨이 욱신욱신하고 잠도 잘 오질 않았다.

여러번 이리뒤척이고 저리 뒤척였지만 여전히 이빨이 쑤셔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간간히 있는 일이지만 뭔가 골똘이 생각하면 늘 이빨부터 아팠다.

어젠 그 정도가 더 심했나보다.

 

 

판교일은 갑자기 한주간 디레이가 되었다.

땅을 더 매입하는 바람에 아예 설계변경을 할것인지

아니면 처음계획대로 밀고 나갈것인지 선뜻 판단이 안서나보다.

(문디 자슥.그럼 처음부터 그리 말하지)

 

 

부산서 인천까지 오르내리기가 그리 쉽지 않는 거리인데 

또다시 한주간을 기다려야하니 나도 모르게 은근히 화가났다.

그렇잖아도 부산에서도 해야할 일을 마다하고 달려 왔는데

이 친구들은 한주간을 예사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마음같아서는 기분도 그렇고  판교일은 아무래도 다른사람에게 넘기는게

더 현명한 판단같았다.

 

오후엔 성욱이가 전화를 했다.

-선배님

-와,,,,,,,,,,,,,,,,,,,,,,,?

-지금 어딥니까?

-인천있다. 와,,,,,,,,,,,,,,,,,,,,?뭔일이 있나?

- 병원 리모델링 공사가 들어왔는데 현장 보고 디자인 좀 해주실렵니까 ?

-그래? 그럼 내려가서 의논하자하고 전화를 끊고는

인천 올라온 김에  동석이 형한테 전화를 했다.

-형 어디요?

-설이다.니는 어디고

-인천 왔다 아입니까? 

-그래 .....언제왔노? 

-토욜 저녁에 왔습니다

-그럼.한시간 후면 부평에 도착하니까 거기서 술한잔하자

-알았심더. 퍼뜩오이소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부평역은 조금은 번잡했고 조금은 을시년스러웠다.

역전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가을비를 즐기는 풍경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참!그러고보니 오늘이 내 생일이네 .......

 

 

해마다 음력 9월 보름달이면 생일 밥은 안챙겨먹어도 

달이 너무크고 밝아서 좋아했는데

오늘따라 그 달도 이 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얼굴을 감추어 버리고 싶었는가보다

저혼자 어디로 가버렸는지 보이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