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212/ 보리밥 쇠고기 국밥집

커피앤레인 2006. 11. 8. 15:23

 

19158

 

보리밥 쇠고기 국밥집

 

 

 

찬바람이 생생 불었다.

오늘따라 부산역 광장은 더 냉기가 돌았다.

방금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개찰구 쪼긍로 몰려왔다

저마다 행선지를 따라 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동석이 형은 모처럼 아우가 왔다고 서울 프레스센타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대접하곤

한사코 마다해도 기어이 용돈마저 손에 쥐어주었다.

(지금은 내가 더 부자인데...................)

 

점심을 먹은 후 오래간만에 무교동을 걷기로 했다.

20대에 걸어보고 이렇게 여유롭게 걸어본게 참 아득했다.

이왕에 온 것 동아일보 사옥을 거쳐 말로만 듣던 청개천을 걸어보기로 했다.

삭막했던 옛기억들이 스몰스몰 기억을 타고 올라왔다. 

대도시 중심을 가로질러 하천이 흐른다는건 시골 냇가만큼이나 사람을 풍요롭게했다.

여전히 서울역광장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오후의 햇살이 내리비치는 창틈으로 긴 장대 열차들이 떠날 차비를 서두르는게 보였다.

다들 어디로 그리 급히 가는지......................

여진이 계속 남아있나보다.

몸은 아직도 비정상적인지 기차에 오르자 돈도 일도 모든게 다 귀찮았다.

눈을 감자 어느새 깊은 잠에 빠졌나보다.

기차는 벌써 밀양을 통과하고 있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객지를 내 집처럼 드나들다보니 먹는 것이나 잠자리가 꽤나 불편했나보다.

 

 

부산역 광장을 지나는데 갑자기 쇠고기 국밥 생각이났다.

그 옛날 울애미가 끓여주던 얼큰한 국물이 입맛을 당겼다. 

자연스레 50년 요리사 자격증을 가진 집이라고 대문짝만하게 간판을 걸어둔

보리밥 쇠고기 국밥집이 오늘따라 용케도 눈에 들어왔다.

 

 

50년이라면 .......................................

 

자그만치 1955-57년쯤 얻은 자격증인데 그 당시에도 그런 자격증이 있었는지는 참 신기했다.

아무튼 당시 그런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생각했다면 그 사람도 대단한 사람이었다.

 보리밥 쇠고기 국밥 덕일까?아침에 일어나니 어제보단 한결 몸이 가뿐했다.

이젠 이 놈도 건강을 제대로 챙길 나이가 되어가는가보다.

누군가 단풍이 꽃보다 더 아름답다 했는데...................

세월은 거스를 수는 없을테고 죽는 날까지 무료하거나 구차하게 살진 않아야할건데 ...........

적어도 자식들에게 손을 빌리지 않으려면 이제부터 나도 서서히 노후를 준비해야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