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236/ 노인병동

커피앤레인 2006. 12. 2. 10:40

 

20073

노인병동

 

 

 

 

중요한 미팅이 있어 잠시 후 오겠습니다..............................하고

팻말을 붙여 놓고 나갔더니 그새 누가 왔다간 모양이었다.

누구지?

 

 

 

 

병원 리모델링 공사관계로 성욱이가 설계도를 한웅큼 갖고 왔다.

요즘은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동네마다 산부인과는 점점 사라지고

노인병원이 생기면서 수입도 짭짤한지 병동개조 작업이 심심찮게 일어났다.

오늘 미팅한 병원도 원래는 증축허가를 낼려고 설계도를 그리다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바꾼 케이스였다.

 

 

원래 병원디자인은 뭔 카페도 아니고 그렇다고 호텔처럼 우아하게 꾸밀 그런 성질도 아니었다.

하지만 병원도 점점 세련되지 않으면 환자들이 기피하는 경향 때문인지

예전에 비해서는 다들 꽤나 신경을 썼다.

하지만 디자인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디자인보다는 전기공사나 공조시설이 (냉난방시설)더 까다로웠다.

 

 

영주동 터널을지나 중앙동 뒷골목으로 접어들자 노란 은행잎이 지천에 널려 있었다.

올만에 푹신하게 깔린 은행잎을 밟으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는데 김이사가 전화를 때렸다.

 

 

-어뎁니까 ?

-와?

-시내 나가는 길에 들리려고예

-그래?

나 지금 중앙동 뒷골목에서 낙엽 밟고있다

-아이고 몬 압(아이) 니까?

-아(아이)라니 ..............................?

니는  구우르몽의 시도 모르나?

시몬 낙엽 밟는 소리를 그대는 아는가 ....하는

-ㅎㅎㅎㅎㅎ아이구 또 그소리

암튼 대단하십니더

그 나이에 아직도 그런 낭만이 있다니

-낭만?

-그건 그렇고 내가 부탁한건 어찌 됐습니까?

-뭐 ?

-뭐는 예?

우리 회사 붙박이장 디자인 고문으로 모신다 안했습니꺼

-아 맞다 맞네 .............................

 

 

사실 며칠전부터 붙박이장 공장하고

협력업체를 하나 만들어 공동 판매하기로 약속했는데

다른 일에 몰두하다보니 그새 그걸 또 깜박했나보다.

 

 

-우야노 내 깜박잊어버렸다.

아무튼 내 많이 팔아줄게

그러잖아도 건설회사하고 팬션 짓는 놈들한테

우리 붙박이장 좀 쓰라고 말은 해놓았다.

물건좋고 값싸면 지깐 놈들이 하겠지뭐

걱정말고 있으라

-우야든지 사장님만 믿겠습니더

-알았다.언제 밥이나 한그릇하자

-알았습니더 주말 잘 보내시고예

-그래 고맙다

(*암튼 붙박이장 할려면 욜로 연락하이소

 내 원가에 이윤 쪼매만 남기고 팔끼예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