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36/ 현자야 니 시집안갈래

커피앤레인 2006. 12. 14. 10:53

 

20440

현자야 니 시집안갈래

 

 

 

 

눈이라도 한바탕 쏱아질려는가보다.

날씨가 여간 꾸무리하지 않았다.

이런 겨울날엔 군고구마나 구워먹으면서

이쁜 여인하고 벽난로 곁에 같이앉아 안주삼아 간간히 라면에 김장김치하고

이스리 한잔하면 분위기 완전히 쥑여주는데 ....ㅋㅋㅋ

그러다가 간혹 산짐승이라도  내려오면 이게 뭔 횡재 하고

산신령 이라도 내려온줄알고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텐데

뭐한다고  맨날 이 삭막한 도시를 못떠나고

허구한 세월 겨울다운 겨울 한번 못보고  사는지 ......................

 

 

 

어젠 올만에 종호도 보고싶고 해서 누리에에 갔더니

원 무현詩人이 저 혼자서 술을 홀짝 홀짝 마시고 있었다.

그는 이미 술이 좀 취했나보다.

아무튼 술에 취했는지  음악에 취했는지 지 김에 낭만에 취했는지는 몰라도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기분을 주체하지못했다.

이 놈이 나타나자 

-아이고 이사님 우얀 일입니까하고 정중히 인사를 했다.

-안즈라 안자

일은 모 .....

그냥 심심해서 삼실에 있다가  와봤다

-ㅎㅎ잘 왔심더 욜로 안즈이소

좀있으면 서규정 시인도 올겝니더

-아 그래 ............................

서시인도 잘있나

-네 그 행님도 잘있습니더

 

 

종호네 카페는 아직도 7-80년대 턴테이블이 그대로 놓여 있는 조그마한 카페이었다.

기분만 나면 언제라도 LP판이 돌아가는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부산에서 방꾸깨나 쪼매 낀다하는 낭만파치고 거기 모르면 간첩아니면 싸구라 빵이었다.).

 

 

 

 

원래부터 술 잘먹고 낭만 좋아하는 놈 치고 째째한 놈 없듯이

저거집 구석에 내일 아침밥할 쌀 한톨없어도 술만 한잔 했다하면 기고만장해서

 

 

야 .....야! 부산시장  나와봐 해사면서 씨부렁거리다가 나중에는

저 위에 사는 나랏님도 그때는 일마 절마 해사면서

마른 안주에 땅콩신세였다.

(하기사 서민이 그런 맛에 술을 먹지 뭔 맛에 술을 먹겠노 )

 

 

어젠 왠일인지 종호하고 원시인이 이 놈을 씹어 삼키자고

둘이서 작당을 했나보다.

-아이고 우리 우 선생님이 잘되야 중앙동이 훤할낀데 ...............해사면서

한 놈이 야지를 넣으니

또 한 놈이

-우선생님만 잘되면 우리 몇 놈은 먹고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을긴데 해사면서  

칭찬인지 욕인지 또 지랄들을했다.

 

 

본시 쪼매 덜되어먹은 구석이 많은 인간인데다가

술만 한잔 들어가면 이 놈도 간이 부어가지고

 

 

-야야 걱정마라.내 지금 엄청 수주받아두었다.

거 씨발 놈들이 계약을 안해서 그렇지

내 계약만 하면 너거들 델고 북경하고 상해하고 엔벤에 함델고갈게

거기 가믄 내 좋아하는 가스나도 있다 아이가  

내 너거꺼도 책임지께 ...........................해사면서

또 참새 씨나락 까먹는 소릴 해대면서 지랄염병을 떨었다. 

 

-와.....................진짭니꺼?

그것도 채팅해서 만난겁니꺼 ?

그라믄 저꺼도 책임지지라이

-아이고 서 시인 걱정마라 

채팅은 몬채팅.

그나저나 내가 니꺼도 책임질께

 

 

(아이고 문디 지랄로 .....................................

술만들어가면 오데서 또 요런 용기가 나오는지  )

 

 

하기사 옌벤에가면

송자도 있고 미화도 있으니께

걱정은 없다마는 그나저나

유경호텔에 (이북에서 운영하는식당이여)있던

그 에미나이는 지금쯤 어데  있을까....................?

 

 

이미 저거  아바이 동무 나라에 호출되어 가뿌렸을까?

아무튼 그게 참 궁금했다.

 

 

술이 좀 되었나보다.나 먼저 간데이 하고 먼저 자리를 떠나는데

원시인이 한 말이 자꾸만 머리속에서  뱅뱅돌았다.

 

 

(맞다  내가 지 장가보내준다했제...................... 우야노 이일을 )

 

가만 있으라. 지금 몇시고 ?아직 안자겠제?

에라 모르겠다 전화나 함해보자 하고

함양에 사는 현자한테 폰부터 때렸더니 잠시후 여보세요?하고

현자가 나왔다.

 

 

-야 현자야

-아이고 우 선생님 살아계셨는가베예

-응 니 잘있나 ?

-네 저야 뭐 ,,,,,,,,,,,,,,,,,,,,,,,,,,,,,,,,

그나저나 나 안보고싶었습니꺼?

 

 

-와 안보고싶노. 보고싶어 죽을뻔 했다

 -아이고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하이소. ㅎㅎㅎㅎ

마음만 있으면 열두번도 더 왔다갔겠다

-ㅎㅎㅎㅎㅎ미안미안

사실 내가 요새 쪼매 바빴다

그나저나 니 시집안갈꺼가 ?

-갑자기 시집은 와예?

우선생님 같으면 갈게예

와 같이 살렵니꺼 ㅋㅋㅋㅋㅋ

-문디야! 니 시방 누구 허파디비나

내가 매인 몸인줄 니 뻔히 알면서 그라제

-그러니 갈라하지예

-ㅎㅎㅎㅎ그라지말고 내 좋은 남자 하나 소개해줄게

-누군데예 ....................................

-시인인데 ,,,,,,,,,,,,,,,,,,,,,,,,,우짜고 저짜고 해사면서  장황하게 설명을하자

 

 

-다 좋은데예

돈은 쪼매 있습니꺼?

 

 

아이고 문둥아 ........................................

 

 

요새 년들은 와 말만 하면

돈부터 있나 없나하고 그것부터 먼저 묻노?

미치고 환장하겠네

 

 

사람은 괜찮습니꺼?

어디 아픈데는 없지예?

그라고 긴긴밤에 같이 이불 덮어쓰고 잘려면  

잠만 자능교 그러니

그 물건은 아직도 쓸만합니꺼하든지  아니면

꼬라지라도 좀 빤빤합니꺼? 와 요런건  하나도 안묻지?

 

하기사 혼자 있으면 이 놈이라도 돈 있는 년 찾겠제 ,,,,,,,,,,,,,,,,,,,,,,

어디 명 짧고 돈많은 여자 없나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