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때는 국민교육훈장이란게 있었다.
지금은 거의 다 까먹었지만 그래도 첫 몇 소절은 아직도 아름아름했다.
간혹 술이라도 한 잔 들어가면
우리는 민족중흥을 위하여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해사면서
지혼자 씨부렁거렸다.
그라믄 옆에 있는 놈들도 덩달아 씨부렁거렸는데
어느날은 술이 좀 과했나보다.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면서 하나님요 내가 역사적 사명을 띄고
섹스를 하려고 이땅에 태어난건 아닐테고 ..................
난 도대체 뭐하려고 이 땅에 태어났습니까?하고 또 중얼중얼했다.
아무튼 집을 지을때마다 역사적 사명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엉터리로 짓자는 말자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해서, 하찮은 문고리 하나라도 내 손으로 직접 골랐다.
그런 집념 때문인지? 우직함 때문인지 돈은 못벌었지만
집에 비가 샙니더 ........
뭔 집을 요따위로 지었능교........
전기코드는 어데다 삶아먹었습니꺼.........하고
여지껏 불평 한번 들어본일도 없었다.
(오히려 집을 이렇게 지어줄줄 몰랐습니다............하고
보너스는 여러번 받았지만 꼼보 점순이는
내 마음알지예...........하고 배 한상자라도 차에 실어보냈다)
간혹 한 두번 타인에 의하여 사소한 일이 발생한 일도 있었지만
그럴땐 화를 내기보다 원인이 뭔지 자초지종을 살핀다음
그 파트의 책임자나 사장을 불러 24시간 내에 조치를 해주도록했다.
이 놈이 그렇게 하는데는 ㅡ돈 보다는 명예가 더 중요했다.
적어도 내가 짓는 집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자부심과
아름다운 집을 짓겠다는 의지가 워낙 강했기때문에
앞서 얘기했듯이 문고리 하나.등하나라도 그냥 사는 법이 없었다.
옛말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했듯이
이 바닥에서는 제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도장을 콱콱 찍고
계약금이라도 받아야 비로소 이게 진짜 하는가베.....하고 한숨을 돌렸다.
한데,요즘은 다들 무슨 날궂이라도 하는지 하는 놈마다
쪼매만 기다리이소이. 내 틀림없이 할낍니더 했지만
오래 전주는 놈치고 믿을 놈은 거의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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