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254/ 시골집 밥상

커피앤레인 2006. 12. 18. 13:47

 

20558

 

시골집 밥상

 

 

 

오랜만에 먼 길을 나섰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광은 초겨울답게 황량했다.

오늘은 일 보다는 답답한 일상에서 조금은 벗어나고도 싶고  

또 의뢰 받은 일도 있고해서 겸사겸사 해서 길으 ㄹ나섰는데

바람이 부는지 제법 날씨가 쌀쌀했다.

 

간밤에 살얼음이 언 개울가도 해가 뜨자 맑은 시냇물이 그나마 졸졸 거렸다.

들녘 한켠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 사이로 까치 밥으로 남겨놓은 작은 감들이

아직도 앙상한 가지에 그대로 붙어 있었다.

얼마를 더 달렸을까?

한적한 모퉁이를 돌아 산속 깊은 양지 바른 곳에 차를 세우자

순둥이 한 놈이 짖지도 않고 눈만 껌벅껌벅했다.

잠시 칫수만 재고 나오려는데 허리가 꼬부라진 할머니가 그래도 이렇게 먼길서 오셨는데

그냥 가면 되느냐면서 떡 시루에 담긴 홍시를 내어주며 기어이 맛이나 하나 보고 가라고 하였다.

해서, 잠시 마루에 걸터 앉아 한 두개 입에 넣었더니 생긴 꼬라지에 비해 맛이 엄청달았다.

인간이나 감이나 꼬라지보다 내용이 더 중요한가보다.

 

 

돌아오는길에 누가 솔가지를 줏어다가 밥해주는 집이 있다하여 들렸더니

하얀 이밥에 콩을 듬성듬성 얹었는데  갓김치와 함께 촌된장찌게 맛이 우찌그리 맛이있는지 .............

 

 

와! 진짜 꿀맛이네요 ................................했더니 아짐씨가 뚝배기보다 장맛이라고

지가 생긴건 이래도 요리솜씨는 쪼매 있다하데예 하면서 베시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