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싸다
세밑이라 그런지 다들 송년모임으로 바쁜갑다.
만나는 사람마다 모임에 나가는 길이라고 했다.
하기사 이맘때면 동문회다 / 향우회다/ 해사면서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콜했다.
하다못해 일년에 한 ㅍ두번 나가는 산악회도 마지막 가는 해를
아쉬워하며 오라고 저렇게 안달이었다.
어젠 모처럼 카메라 점에 들리는 김에 자갈치 시장에 갔더니
새로 만든 자갈치 시장이 제법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채 손님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데, 계절이 계절인 만큼 대구가 제철인지
큰건 한 마리에 만원하고 작은 건 두마리에 5천원에 팔테니 사라고
아짐씨가 자꾸만 성화를 해댔다.
살림을 모르는 이 놈이 보기에도 너무 싸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사 언 년이라도 있어야 사서 국을 끓여달라 하던가 말던가 하제 ......
저 아짐씨는 남의 속을 아나 모르나 .............차암내 ㅋㅋ)
옛날 옛적에는 대구 맛 한번 볼려면 왠만한 부자집 아니면
쳐다보지도 못했는데 요새는 대구가 많이 잡히는지
아니면 기술이 좋은건지 어쨌던 지천에 널린게 대구였다.
원래 대구하면 무우 넣고 끓인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고
그 다음이 대구알과 공이가 죽여주었는데
대구 아가미 젖을 아는 사람은 식도락가 중의 식도락가였다.
간혹 입맛 없을 때 하얀 이밥에 그 넘의 아가미 젖을 척 얹어먹으면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지도 모를정도로 꿀맛이었다.
부산은 사방이 바닷가라 할 정도로 어디로 가도 바다 아니면 강이다 보니
굳이 해운대나 광안리를 안가도 푸른 바다를 상시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시사철 그 놈의 싱싱한 고기 맛을 언제나 맛 볼 수 있었다.
이 놈이 있는 사무실에서 불과 5분이면 연안부두와 함께
일본으로 가는 부관페리 부두가 있었고 거기서 쪼매만 더 나가면 바로 자갈치시장이 있었다.
해서 용두산공원 뒷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서 부산호텔을 지나 남포동 큰 길만 건너면
그게 바로 자갈치였다.
해서, 어젠 나온김에 갯바람이라도 실컷 마시고 들어가자 싶어
자갈치시장 선착장 한귀퉁이에 서서 크로키 한장을 개눈에 뭐 감추듯이 얼른 감추고는
돌아오는 길에 JAL에서 나온 카렌다라도 하나 얻을양으로 일원항공 여행사에 들렸더니
베이징 갈때 늘 쫄쫄 따라다니며 가이드했던 정실장이 마치 죽은 지 애인이라도 돌아온 것 처럼
어찌나 반가와하는지............................
하마트면 남의 처자를 끌어안고 진한 뽀뽀를 할뻔했잖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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