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여
크리스마스하면 제일 먼저 떠 오르는게 어릴 때
엄마 아빠로 부터 받은 성탄 선물이었다.당시만 해도 아직 물자가 귀하고
미군정으로 부터 나오는 물품이 많은때라 그런지 주로 미국제 크레파스나 연필 지우개 또는
필통 같은게 인기였다.
우짜다가 일본제 싸쿠라 크레파스라도 받는날은 그야말로 기분이 째졌다.
일제 싸쿠라 크레파스는 미국제하고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색깔도 이쁠뿐만 아니라 부드럽기도 너무 부드러웠다.
이 놈이 어렸을때만해도 호롱불 켜는 집들이 많았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이브엔 집집마다 호야에 호롱불을 켜놓고 머리맡에 양말을 놓아두고 자면
그 다음날 아침 산타크로스 할아버지가 언제 왔다갔는지는 모르지만
양말 가득히 선물을 놓고갔다고 자랑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이 놈이 알기로는 우리 부모님은 교회라고는 아예 가보지 못한 분들이라
그분들 생전에 교회 문턱 닳을까봐 걱정하시는 분인데도
우찌 그리도 예수님 생일은 잘 알았는지 매년 크리스마스때면
어김없이 선물을 챙겨주었다.
지금은 나라도 발전하고 경제도 세계 10위인가 12위인가
이미 경제대국도 되었으니 모든게 철철 넘쳐서 남아돌아서 귀한 것도 별로 없지만
그때만해도 지우개 좋은 것만 봐도 우찌 그리 탐이나고 갖고 싶었든지..............................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까마득한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이었다.
아무튼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온누리에 평화가 깃들고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나 생활고에 시달리는사람들이나
빚으로 전전긍긍하는사람들이나 모처럼 모든 근심을 다 잊을 수있는
해방과 기쁨의 밤이었으면 좋겠는데
고요한밤 거룩한 밤에
왠 똥파리들이 이리도 많은지 한쪽 구석에서는
이럴 때 한 몫 잡아야지하고 모텔 방값이 배나 비쌌다.
그런데도 모텔마다 방이 없어 못판다니 참으로 세상은 요지경이었다.
그나저나 요새는 다들 아를 않낳아서 걱정인데 우짜든지 아나 많이 만드소.............
메리 크리스마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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