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261/ 성당이 더 재미있네

커피앤레인 2006. 12. 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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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이 더 재미있네

 

 

 

자정미사는 밤 12시 조금 지나서 끝이났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교회에서 보냈지만

올해만큼은 성당에서 한번쯤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정 학장하고 둘이서 오화백을 찾아 중앙성당에 들어갔더니 왠 사람들이

그리도 많은지 우리처럼 여기저기 앉아서 미사가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원래 이 놈은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천주교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는지 

호기심도 나고 궁금도 해서 잠시 성전 안으로 들어가봤더니

성체송 시간인지 사람들이 제다 일어나 있었다.

 

 

이미 광복동 국민은행옆 KB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몇잔 마신뒤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은

아무래도 실례일 것같아 잠시 구경만 하고 나왔는데

여자들이 제다 머리에 흰 보자기를 덮어쓰고 있는게 교회와 달라서 그런지 참 이채로왔다.

 

 

밤 12시가 조금 지나자 성전 아래뜰에서는 미리 준비한 음식들을 나누어 주었는데

두부김치와 어묵이 담긴 (오뎅)국물과  순대도 주었다.

특이한 것은 소주와 탁주도 각 테이블마다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오여사는 모처럼 귀한(?) 손님 왔다고 그러는지 자주 들락날락하면서 음식을 가져왔다.

우린 눈치도없이 그걸 또 메리크리스마스하면서 옆 사람에게도 나눠주며

잔을 부딪쳤는데 오화백이  자꾸만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알고보니 왜? 술을 자꾸 권하느냐........하는 모양이었다. )

 

 

아무튼 제버릇 남 못준다고 우리는 들은체만체도 안하고

또 잔을 부딪쳤더니 마침 젊은 신부가 지나가다가 그게 재미있어보였든지

자기도 메리크리스마스하면서 우리 자리에 불쑥 끼어들었다.

 

 

신부는 아직 장가를 안갔는지 아주 앳되어보였다.

(아차 실수! 참 .......신부는 장가를 안가제 ㅋㅋ)

정 학장은 김감독님 딸 결혼식에서 잠시 만난 기억이 있나보다.

깍듯이 인사를 하더니 대뜸 소주를 한잔 가득히 부어주며 마시라고 권하였다.

(오잉 요게 모꼬 ,,,,,,,,,,,,,,,,,,,,,,,ㅋㅋㅋ.

교회 같으면 목사 옷 벗어야하는디..............)

 

 

하지만 젊은 신부는 전혀 거리낌없이 잔을 받더니

그자리에서 단숨에 홀짝하고 다 마셔버렸다.

(와 세네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이게 바로 성당이구나 )

 

 

아무튼 너무 재밌고 어찌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워

또 한번 더 잔을 부딪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 하였더니

오여사도 젊은 신부가 옆에 있어서 그런지 메리 크리스마스하고 잔을 부딪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