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2

커피앤레인 2006. 12. 23. 16:55

 

20725

 

 

 

    자갈치 /2

 

 

                                               by j.i.woo

 

 

 

어물 상회 꼼장어 집들이 즐비히 늘어선

자갈치 시장은

초저녁부터 하루를 떨이했다

 

 

파장할 시간이 가까워 오자

난장에서만  살아온 큰 애미는  

조개살을 끌어안은체  애가 타는지

 

 

휑한 바람소리에도

괜스리 소쿠리를 들었다 놓았다하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오늘 들어온 홍합은 참 좋다

값도 싸고........

마 한소쿠리 사가소  ,,,,,,,,,,,,,,,,,,,하는 소리  저 너머

오늘따라 시집간 큰 딸년이 유난스레 눈에 밟혔다

 

 

 

늙수룩한 사내 옆으로

소주 한잔에  밥 말아먹은 젊은 아낙이  

힐끗 자갈치 아짐씨를 쳐다보다 말고

그냥 획 지나친다

 

 

 

-새이야

이번 동지는 애기 동지라 하제

-그렇다고 하더만

와 ?팥죽은 쉈나

-팥죽은 몬 팥죽

-안그래도 울 시애미도 봉지봉지

팥이랑 찹쌀일랑 보낸다하던데 그냥 놔두라했다 

말이야 고맙지만 그것 만들새가 오데 있노

 -그렇제

새이나 나나 요짓 안하믄 모를까

우리 평생엔 팥죽 다 해묵었다 ㅎㅎㅎ

-그나저나 요 가시나는 와 안오노

팥죽 쒀 가지고 온다한지가 온젠데

-와 누가 온다했나

-그냥 해 본 소리다

 

큰 애미 눈가에 비로소 눈물이 핑그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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