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로 가는 길
by j.i. woo
아침 내내 빈 배만 혼자 덩그렇게 내버려두고 가버린 주인은
내일쯤에서야 돌아오려는지
그 넓은 갯벌엔 말뚝조차 보이지 않았다.
시간을 갉아먹으며 둔덕을 이룬 갯벌이
긴 골 사이로 물길을 열어주자
작은 새들은 한가한 오후 겨울햇살을 쪼아먹다 말고
상형문자판을 내버렸다
해그림이 아직 남았는데
발자국을 고스란히 떠안은 갯벌위로 빈 바람은
허허롭다 못해
애미 집으로 가버린 시인을 기다리다
멀리 영종도로 가는 길을 안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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