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버스데이/6
written by j. i. woo
공포심은 또 다른 공포심을 낳았다.
남잔 소변을 보면서도 자주 뒤를 돌아보았다.
오줌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가급적 변기 가장자리 쪽으로 바짝 붙여서 누었지만 물소리는 어쩔 수없었다.
나무계단이 삐꺽거릴 때마다 누군가 이쪽 동태를 훔쳐보는 것 같아 여간 신경이 쓰이지않았다.
지금쯤 형사들은 그의 신상명세서를 줄줄이 꿰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미 전과를 조회했다면 그를 용의선상에서 배제하긴 힘들었을거다.
그렇잖아도 며칠전 이웃집 여인과 주차문제로 한바탕 소동을 벌인게 아무래도 찜찜했다.
번개가 치는가 했더니 어느새 폭우로 돌변했는지 물 내려가는 소리가 괄괄했다.
따르릉................
누군가 전화를 한 모양이다.
한차례 길게 벨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잠잠했다
분명이쪽의 동정을 살피기 위하여 일부러 한 직 같았다.
남잔 애써 전화벨 소릴 무시했다.
옆집 여잔 간혹 골프연습장으로 낯선 남자를 데리고 왔다.
남자는 골프에는 별 관심이 없는 모양이었다. 여자가 공을 치는 내내 신문만 읽고 있었다.
두사람은 무척 다정해보였다.
하지만 가끔 체구가 우람한 고릴라 같은 녀석이
무쏘를 끌고 여자의 집에 나타날 때에는 남자는 한동안 얼씬도 하지않았다.
덩치가 우람한 녀석은 종종 며칠씩 차를 세워놓고 여자의 집에서 거의 나오질않았다.
그런 날은 여자는 초저녁부터 불을 죄다 꺼버렸다.
간혹 덩치가 큰 사내들이 뭔가 들고 들어왔지만 때때로 흑인커플들도 함께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긴 목걸이와 팔걸이를 자랑삼아 치렁치렁 달고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