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00/ 누가 전기를 우습게 보는가

커피앤레인 2007. 2. 3. 11:54

 

N_M21866_B060718205626737

 

누가 전기를 우습게 보는가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 해서 괜히 폼잰다고 가벼운 나이키 파카를 입고나왔더라면

아이들 말처럼 뭐나게 아침부터  덜덜 떨 뻔 하였다.

아무래도 겨울엔 폼도 좋지만  따뜻한게 장땡이었다.

겨울 가뭄이 의외로 심한가보다.

계절 탓도 있겠지만 덩달아   여기저기서 화재가  많이 발생했다.

어제도 어느 인간이 산불을 냈는지 민자는 공무원 신분으로

산불 끄러갔다가 왔다고 궁시렁거렸다.

하기사 울 사무실에서 불과 300m  떨어진 인쇄소 빌딩도 어제  홀라당 다 태워먹었다.

아무래도 겨울이 되니 난방과 관련된 화재가  비일비재한가보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편리한건 알지만 전기나 가스나 석유에 대하여 대체로 상식이 부족했다.

전기도  과부하가 걸리면 상당히 위험했다.  

한데도 설마,우리 집에서 불날까 하고  한 콘센트에 여러개의 전기제품을 마구잡이로 꽂아 사용하였는데

전기는 원래 계획된 일정한 량을 초과하거나 선이 노후화되면

지 한계를 견디지못해 아이고 나죽네하고 벌러덩 나자빠져 버렸다.

그래서  가급적 쓰지 않는 전기제품은 콘센트를 빼놓는게 절전도 되고 돈도 아끼고

여러모로 유익하다고 홍보를 했다.

신문이나 텔레비젼에서 컨테이너 건물이 홀라당 다 타 일가족이 죽었다느니

아이들만 다 타죽었다느니 했는데  그 역시  대부분은  전기누전이 원인이었다.

전기 누전은  사전에 점검을 안하면 좀처럼 알지못했다.

개중에 별난 놈들은 간혹 스위취를 누르거나 콘센트를 꽂으면  

스파이크를 일으키면서 사방에 불꽃을 터뜨렸다.

 

요즘은 그나마 덜하지만 예전에는 쥐새끼들이 놀이삼아 전선을 뜯어먹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천정 속에 이리저리 얽힌 전선을 주인이 안다는건 거의 불가능했다. 

간혹 빈집이나 공장을 전혀 가동 하지않는데도 불이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전기란 놈은 일단 플러스/ 마이너스가 만나면 그게 째보든지 꼼보이든지 상관하지 않았다.

일단은 전류를 내보냈다. 그리고 불이 들어왔다.

때문에 전기는 매우 유용한 것이지만

잘못 관리하면  집도 태우고 밭도 태우고 심지어는 사람까지 태워버렸다.

해서 전기 공사만은 싸다고 절대로 개나 소나 아무에게는 맡겨서는 안되었다.

 

 

이 놈도 전기와 설비는 좀처럼 일꾼을 바꾸지않았다. 

한데 20년 이상 데리고 쓰던 유기사란 친구가  오데 바람이 났는지 전화를 해도 통 전화를 안받았다.

하여, 쪼매 젊은 놈을 한번 키워볼끼라고 데리고 왔더니

머리가 둔한지 이 놈은 설명을 꼭꼭 두번. 세번을 해야 겨우 알아들었다.

더구나 감각도 떨어져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이젠 조명도 엄연한 예술이었다.

때문에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조명을 설치해야하는 위치도 굉장히 중요했다. 

아무데나 구멍을 뻥뻥 뚫는다고 되는게 아니었다.

어디에 얼마만한 거리에 어떤 등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는것도 디자이너가 선택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였다.

더구나 조도며 형태며 배치와 분위기도 디자이너라면 당연히 숙지하고 있어야했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면 천정이나 벽속에  들어가는 보이지 않는 부분의 결속 상태나 선을 보호하기위해

사용하는 파이프도 인스펙터가 챙겨야 할 것 중에 가장 중요한 체크사항이었다.

그렇지않고 현장감독이랍시고 거드럼이나 피우면서 현장만 왔다리 갔다리하다간  

어느 한 순간에 남의 집을 홀라당 다 태워버릴 수도 있었다.

한데도 울나라 인간들은 집주인이나 일을 하는 놈이나 무조건 싸면 되는줄 아는지  

그런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허구한 날 견적이 얼마나 나왔습니까?하고 그것부터 먼저 챙겼다.

예술은 혼과 정성과 땀과 양심의 결정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