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07/ 포장마차 아줌마

커피앤레인 2007. 2. 10. 12:27

 

22117

 

포장마차 아줌마

 

 

 

 

광복로의 새벽 2시는 한산했다.

가게마다 대부분 불이 꺼져서 그런지 거리는 더욱 썰렁했다.

이따금 포장마차에 늘어서서 우동을 먹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다들 예전처럼 곤드레 만드레하지는 않았다.

 

 

이 놈이 자주가는 포장마차는 광복동 입구 KT은행 옆에 나란히 붙어있었다.

앞 집은 우동집이고 뒷집은 소주와 맥주만 파는 집이었다.

암묵리에  서로 역활분담을 하기로 하였나보다.

언니야 아우야 하고 사이 좋게 지냈다.

새벽녘에 누군가 해장국이 먹고 싶다하여

포장마차에 들렸더니.

 

 

-아이고 이게 누굽니꺼?

와 이래 오랜만에 오셨습니꺼?

 

빨간 구지베니를 짙게 바른 우동집 아줌씨가 사람을 보자 무척 반가와했다.

-잘 됩니까 ?

-잘 되기는예

가게들이 다들 안되니까 덩달아 우리도 마찬가지 아입니꺼  

 

 

뜨거운 국물에 굵은 면발을 넣은 우동을 후후룩 단숨에  개눈 감추듯이 감추고는

다시 사무실에 돌아오니 새벽 3시가 훨씬 넘었다.

스케취한걸 들여다보다 잠시 창밖을 내다보니

지난 가을 잎을 다 떨군 은행나무들이 가지마다 봄단장을 하는지

소녀 젖가슴처럼 뭔가 볼록볼록 튀어나오는게 보였다.

 

 

벌써 봄이 왔는가베 ............................

 

 

 

어젠 익명의 사나이가 도시계획확인원하고 토지대장을 갖고왔다.

해변가에 아뜨리에겸 카페같은 주거공간을 만들고싶어했다.

해서, 하루종일 스케취하다 곡차 한잔하입시다..................해서

길을 나섰는데 시간이 이렇게 많이 가버렸는가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