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라지는 괜찮은 모양인데
천직이 따로 없었다.
먹고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내가 요새 일기를 쓰는 것 보면
요건 보통 정성이 아니었다.
아마 울 어메가 봤으면
먹고 할 짓도 디도(경상도 말로 많이도) 없는가부다 했을낀데
그래도 요재미도 제법 솔솔했다.
어젠 강나루 목여사가 올만에 전화를했다.
올봄에 큰 딸을 시집보낸다며 함 놀러오라고 하였다.
하긴 강나루에 안간지도 꽤나 된 것 같았다.
그 놈의 정이뭔지
서분네 가게 분위기 살려준다고 허구한날 민들레향기에만 죽치고 앉아 있었더니
목여사가 쪼매 서운했나보다.
해서 쇠뿔도 단김에 뽑는다고 저녁 먹고난 뒤 바로 강나루로 건너 갔더니
남성재단에 근무하는 언 놈이 새해 처음 만났다고 반갑다며 인사를 했다.
이 인간은 맨날 만날때마다 아름다운집 사장님. 아름다운 집 사장님 해사면서
칭찬인지 욕인지 씨부렁거렸다.
지야 그러든지 말든지
쇠주나 한 병 주소 했더니 동아대 미대학장이었던 백교수가
뒤따라 들어오더니 올만에 만났다며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백교수하고는 원래부터 죽이 잘 맞아 술잔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였는데
뭔 야그 끝에 백교수는 싸나이 중에 싸나이다 해사면서
은근히 또 소쿠리 뱅기를 태웠다. (아이구 얼라아부지요 .........................이 일을 우야믄 좋능교 )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싸나이 중의 싸나이는 내가 아니고 백교수였다.
그는 언제나 사람을 만나면 덕담을 잘했다.그리고 청마 유치환의 시를 잘 외었다.
어젠 쿠바산 시가를 못샀나보다.던힐이나 피우자하며 권했다.
원래 쿠바산 시가는 고그향기가 초코렛 향기와 같아서
포켓 속에 넣어두고 그 냄새를 맡으면 꼭 뭐 냄새같다고 했다.
(그렇지만 차마 내 여기서는 그 말 다 못하겠고.,)
아무튼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백교수 후배인지 제자인지는 모르지만
고고학을 전공했다는 언 놈이 갑자기 우리자리로 옮기더니
이 놈의 관상부터 보자하고는 눈을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요게 한참동안 이 놈의 관상을 쳐다보더니
지는 원래 해골 바가지를 하도 많이 다루어서
내 꼬라지만 봐도 척안다나 우짠다나
암튼 글마 말로는
내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나 우쨌다나 ㅎㅎㅎㅎ
(그라믄 내가 ET가?)
그런데 그릇이 너무 커서 아직 못뜨고 있을 뿐이지
조만간 팍 뜬다나,,,,,,,,,,,,,,,,,,,,,,,,,,,,,,,,
(시상에 요게 몬말이여 ,,,,,)
그래?
그라믄 언제 뜨는지 속시원히 니 말 좀 해봐라했더니
걱정 말란다 곧 뜬다고..............
(세계로 나갈 상이라나,,,,,,,,,,,,,,,,,,,,,,,,,,,,,,,,,,,,,ㅎㅎㅎ )
(아이고 요것 제법 용하데이
내가 세계로 나가는걸 지가 우찌 알았제
안그래도 내 지금 세계로 나갈려고 하는 참인데 ㅋㅋㅋㅋ
니가 우찌 그걸 다 아노하고 등드리를 좀 쓰다듬어줬더니
고고학을 할려면 주석인가 주몽인가
뭐 그 정도는 적어도 볼줄 알아야한다나 ㅋㅋㅋ)
암튼 고맙데이하고
집에 오니 술에 취한건지 그 놈의말에 취한건지 새벽 3시가 훨 넘었다.
요럴때 울마눌이 있었으면
틀림없이 노숙자 냄새난다고 지랄지랄하면서
딴방에 가서 자이소하고 밀어냈을낀데
요럴땐 마눌 없는 것도 얼마나 고마운지.
음지가 있으면 양지도 있는 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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