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63 / 각시탈

커피앤레인 2007. 4. 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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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

 

 

 

 

 

 

아름다운 태화강변(울산)을 따라

내려가면 대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었다.

맑은 물을 보호하기위하여 일부러 낚시꾼들의 근접을 막아서 그런지

태화강 물위를 유유히 배회하던 백로들의 모습이 오늘따라 보이진 않았다.

저녁노을과 함께 풍광을 즐기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지어

 산책을 즐기거나 조깅을 하고 있었다

 

각시탈은 옛 주리원 백화점에서 강변을 따라 얼만큼 더 내려가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주변에 불고기 집이 군집을 이루면서 그곳 사람들은 그 지역을 불고기 거리라고 불렀다.

각시탈은 저녁 8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중년 부부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그들 내외는 하루저녁 세번 (8시30분/9시30분/10시30분) 라이브 공연을 하였다.

울산에서  꽤 유명한 집으로 매스컴에도 자주 등장한 탓에 각시탈을 즐겨 찾는 매니아들이 상당히 많았다.

남자는 (백선생) 머리를 뒤로 쫑쳤고 여자는 (배여사) 늘 모자를 쓰고 있었다.

여자는 레오 까라 감독이 만든 퐁네프의 연인(Les Amants Du Pont-Neuf/1991)에서 나왔던

 줄리에트 비노쉬(Juliette Binoche)를 연상케 하였다.

 

 

그녀는 몸집은 작았지만 얼굴은 자두처럼  예뻤다.

성량이 몹씨  깊고 풍부해서 그런지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폼이

나이에 맞지 않을정도로 앙증스럽기 조차 하였다.

일행과 함께 음악을 들으며 열심히 박수를 치자 미옥이라는 년이

오빠 ,,,,,,,,,,,울 친구한테 완전히 꽃혔나 보네 해사면서

우예 그리도 뚫어지라 쳐다보노하고 시샘을 했다.

 

 

미옥이와 여잔 친구사이였다. 

하긴 미옥이 탓에 여가까지 왔지만 아무튼 열심히 박수를 치자

 여잔  더 흥이난 모양이다.

아무튼 각시탈이 아름다운건 노래부르는 여인도 여인이지만  

그 집을 꾸밀때 쓴 목재가 보통 목재가 아니어서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알고보니 그게 경주 양동의 대표적 건물인

희재 이언적 (1491-1553) 선생의 생가에서 나온 목재였다고 하였다.

그러면 그렇지............................

처음보는 순간 나무 생김새나 결이요즘 나무는 아니라는  생각이들었는데 ......

과연 이 놈의 예감이 그대로 적중했나보다.

뭔가 족보가 있는 나무임에 틀림없었다.

 

 

원래 희재 이언적 선생은 조선중기의 대표적인 성리학자였다.

선생이 경상감사로 있을때 지은 향단은 전통적인 양반가옥으로

원래는 99칸이었으나  화재로 가옥이 많이 소실되고

현재는 그 일부만 남아 보물 412호로 지정받은 건물이라고 하였다.

아마도 여기 사용한 목재 가운데 화재나 퇴락한 건물자재중 창고에 보관해두었던 것 중

그  일부를 문중으로 부터  허락을 받고 물려받은 것 같았다.

 

 

물론 원래의 모습 그대로  재현한 것은 아니드래도

500여년을 버티어 온 사대부집 기둥이며 서까래 등이

세월 속에 녹은채 우리 고유의 그 은은한 멋과 향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여간  반갑고 소중스러워 보이지 않았다.